“너희가 심판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고,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 (마태7,2)
어느 날 문득,
이 성경구절 앞에서 나는
갑자기 두려움을 느꼈네.
그동안 내가 함부로 쏟아내던 말들이
다시 내게로 되돌아오는 것만 같았네.
사람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였고
죄를 짓게 만들었을
나의 거침없는 심판과
되질의 언어들이 고개를 숙이는
때 늦은 후회의 시간이었었네.
지나친 언어들의 범람 속에서
무뎌진 나의 도덕성에
빨간 경고등이 켜지자
날뛰던 오감의 언어들이
정지선에 멈춰 서있었네.
그리고
점점 말 수가 줄어들었고
헛된 말들이
슬며시 빠져나가는 빈자리엔
침묵의 언어들이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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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선 아녜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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