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늙어서는 네가 두 팔을 벌리면 다른 이들이 너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서, 네가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갈 것이다.” (요한21,18)
언제부터인가
삶이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네.
누군가가 나에게
허리띠를 매어 주고
내가 원치 않는 곳으로
무작정 데려가려 했을 때,
속수무책이었던 나는
이미 정해진 운명처럼
순순히 따라나섰네.
그 이유는
내가 젊었을 때에
스스로 허리띠를 매고
원하는 곳으로 다니면서도
틈틈이 성인 성녀전을
아주 많이 읽었기 때문이었네.
하느님의 뜻을 찾고
따르는 일이 아니면
세상 그 어떤 것도
허무한 것임을 깨쳤던
그들의 삶 속에서
순명의 강한 힘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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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선 아녜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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