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그들에게 먹을 것을 주어라.” (루카9,13)
세상의 한 모퉁이에서
가장 비참한 처지로 내몰려야 했던
어린 친구들에게
먹을 것을 준 적이 있었네.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큰 고통을
평생 끌어안고 살아가야 하는
아직 어린 그들을 보는 것이
나에게도 무척이나
마음 아프고 힘든 일이었다네.
그러다가 건강이 나빠져서
그들을 더 이상
보러 갈 수가 없게 되었는데,
어느 날 꿈속에서 나는
캄캄한 밤중에 다리를 건너
어둡고 긴 골목을 지나
그들이 사는 곳으로 갔다네.
그들이 나를 보자마자
반갑게 달려 나와서 건네준 것은
바로 성체였네.
나는 알았네.
내가 누군가에게 먹을 것을 준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그들을 통해서
나에게 생명의 양식을 건네주셨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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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선 아녜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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