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보물 상자를 열고 아기에게 황금과 유향과 몰약을 예물로 드렸다.”(마태2,11)
내가 만약 동방박사였다면
황금과 유향과 몰약 대신
따뜻한 솜이불과
포근하게 누빈 배내옷
그리고 한 꾸러미의 미역을 매고
먼 길을 떠났을 것이네.
앞서거니 뒤서거니 별을 따라 걷는
발걸음은 경쾌하여
콧노래가 절로 나오고
아기를 비추는 별빛의 찬란함에
그만 넋을 잃고 서서
한참을 바라보다가
생각나면 걷고 또 걸어갔을 것이네.
사는 동안
아기 예수님을 찾아서
별을 따라 걸어갔던
그 길에 대한 추억은
영원히 가슴에 남아
더 이상 세상의 고난에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꿋꿋하게 세상을 건너갔을 것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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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선 아녜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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