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선 아녜스의 말씀이 시가 되어

[김혜선 아녜스]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마태 20,…

김혜선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 내가 마시려는 잔을 너희가 마실 수 있느냐?” (마태 20,22)

 

예전엔

내가 청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지 못했네.

 

나는 언제나

신실한 주님의 제자이기를 청했고

소화 데레사 성녀처럼

소소한 것에서

믿음을 키우는 성녀가 되기를 청했네.

 

소화 데레사 성녀 자서전과

대 데레사 성녀의

완덕의 길을 열심히 읽었고

십자가의 성 요한의 영적 권고를

표지가 닳도록 읽고 있었네.

 

그러던 어느 가을,

사랑하는 아들을 멀리 떠나보내던 날

손북을 치며 들어오는 딸을

망연자실 바라보았을 입타의 아버지가

내게로 걸어들어 왔네.

 

그제야 나는 알았네.

고통의 쓴 잔을

내가 이미 마셔버렸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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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혜선 아녜스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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