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월 24일 듣는 마음

이종훈

124일 듣는 마음

 

성경은 영적인 책이다. 역사, 자연, 사회현상, 인간관계들을 소재로 영이신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하시는 말씀이다. 그래서 성경은 눈으로 읽고 머리로 이해하며 시작하지만 결국은 영으로 알아들어야 한다. 보이지 않음은 물론이고 말도 느낌도 없는 영의 메시지를 알아듣는 것은 분명히 도전이다.

 

자연은 있는 그 자체로 자신의 창조주를 드러내고 있다. 어떤 이들은 그것을 보고 그냥 그런 것으로 여기지만, 다른 어떤 이들은 그것에서 하느님을 생각한다. 그런 사람들은 예수님의 삶, 특히 십자가의 희생과 성체성사 안에서 참 좋으신 하느님, 사랑의 하느님을 만난다.

 

우주 만물의 주인이시고 운영자이시지만 하느님은 피조물들을 함부로 대하지 않으신다. 아니 당신의 본성상 그러실 수 없겠지. 그래서 그분은 사람들을 끌어 모으려고 애쓰지 않으셨고, 부활하신 후에도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제자들이 당신을 붙잡아 주기를 기다리셨다. 그리고 아쉽지만 우리 모든 문제들을 해결해주지도 못하고, 설령 해결해주신다고 해도 나의 시간표에 맞춰주지 못하시는 것 같다. 어쩌면 하느님은 내가 지금 갖고 있는 문제와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보고 다른 마음으로 대하라고 말씀하고 계신지도 모르겠다.

 

하느님은 아니 계신 곳 없이 모든 곳에 계시지만 사람들이 모여 한마음으로 기도하는 곳에 계시기를 좋아하신다. 그런데 조용히 기도하며 자신을 뒤돌아보고 하느님의 현존을 생각하게 하는 그런 곳이 있으면 좋겠지만 그런 곳에서만 하느님을 만나는 것은 아니다. 마음만 있으면 되는데, 나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해결사가 아니라, 그분의 말씀대로 변할 준비가 되어 있는 마음으로 그분을 찾으면 그분이 바로 옆에 계심을 알게 될 것 같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에서 보았던 바로 그 하느님이시다. “들을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마르 4,9).”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번호 제목 날짜
88 [이종훈]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믿음 (미사의 은총) 2016-01-16
87 [이종훈] 동구 밖에서 기다리는 아버지의 마음(사순제4주일) 2016-03-05
86 [이종훈] 황량한 곳에서도 이어지는 감동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2016-05-28
85 [이종훈] 가난한 마음에 내린 하느님 사랑 (연중 24주일) 2016-09-10
84 [이종훈] 11월 30일 복음 선포 2016-11-30
83 [이종훈] 진실의 빛(사순 4주일, 3월 26일) 2017-03-26
82 [이종훈] 주님 만찬 성 목요일 (4월 13일, 몸) 2017-04-13
81 [이종훈] 부활 팔일 축제 내 수요일 4월 19일, 주님의 현존 2017-04-19
80 [이종훈] 살맛나는 세상(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6월 18일) 2017-06-18
79 [이종훈] 6월 26일 하느님의 전쟁 2017-06-26
78 [이종훈] 엄마의 젖가슴(지극히 거룩한 구속주 대축일, 7월 셋째 주일) 2017-07-16
77 [이종훈] 7월 24일 영적인 사람 2017-07-24
76 [이종훈] 8월 2일 친구 하느님 2017-08-02
75 [이종훈] 9월 23일 하느님과의 친밀 2017-09-23
74 [이종훈] 감동 이야기 없는 세상을 꿈꾸며(주님 성탄 대축일 12월 25일) 2017-12-25
열람중 [이종훈] 1월 24일 듣는 마음 2018-01-24
72 [이종훈] 2월 17일 영혼의 음식 2018-02-17
71 [이종훈] 3월 1일 내가 바라야 할 것 2018-03-01
70 [이종훈] 3월 29일 어린양의 살과 피 2018-03-29
69 [이종훈] 4월 21일 생명의 말씀 2018-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