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일 거룩함과 자비
하느님은 우리가 모두 거룩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신다(1테살 4,3). 어떤 사람이 거룩한 사람인가? 충실한 성사배령만으로는 거룩해지지 않는다. 그것과 함께 그리고 그것의 힘으로 그 성사가 가리키고 가르치는 대로 충실하게 윤리적으로 사는 사람이 거룩한 사람이다.
우리는 평생 배운다. 인생이라는 큰 학교에서 배우며 성장하고 성숙해져 간다. 그 끝은 하느님처럼 자비로워져 하느님처럼 거룩하게 되는 것이다. 하느님은 당신의 모든 것을 내어주셔서 당신이 거룩하시다는 것을 보여주셨다. 아들까지 내어주셨으니 무엇을 더 내어놓으실 수 있겠는가? 결국 거룩함은 쌓는 것이 아니라 아낌없이 다 내어줌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신 셈이다.
한 수녀님의 잘못으로 교회는 큰 충격에 빠졌다. 그 장면을 보면서 온 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이어서 교회와 성직자 수도자들에 대한 평판들을 비롯한 많은 걱정들이 떠올랐던 것이 사실이다. 참 세속적이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그런 걱정은 하지 않는다. 교회가 죄인들의 공동체이듯, 수도회도 그런 죄인들이 모인 곳이다. 그들의 창립자처럼, 성인들처럼, 예수님처럼 거룩해지려고 노력하는 죄인들이다. 이런 사실로 그 수녀님과 교회의 잘못을 합리화하려는 마음은 전혀 없다. 죄는 단죄되어야하지만, 죄인은 용서받아야 한다.
이제는 그 수녀님을 위해 기도한다. 그러려고 그런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어 버린 것이라는 말도 위로가 되지 못하고 괴로워하실 그분을 위해서 기도한다. 하느님께서 용서하셨다고 천만 번 들려주어도 자신을 용서하지 못할 그분을 위해서 기도한다. 교회, 성직자와 수도자를 비난하고 그의 나쁜 평판을 걱정하기보다는 그 수녀님을 위해 기도하며 하느님의 자비로운 마음에 한 발작 더 다가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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