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4일(성 막시밀리아노 콜베) 선택과 선교
하느님은 이스라엘을 선택하셨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이 그럴만한 자격이 있거나 그들을 특별히 더 사랑하셨기 때문이 아니다. 하느님은 처음부터 이방인을 사랑하셨다. “그분은 고아와 과부의 권리를 되찾아 주시고, 이방인을 사랑하시어 그에게 음식과 옷을 주시는 분이시다. 너희는 이방인을 사랑해야 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이방인이었기 때문이다(신명 10,18-19).”
예수님은 하느님의 이콘(Icon)이셨다.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보게, 들을 수 없는 그분의 말씀을 듣게 해주셨다. 한 마디로 그분은 하느님은 우리 모두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보고 듣게 해주시면 가르치셨다. 그리고 몇몇 제자들을 불러 당신 곁에 두시고 더 자세히 가르치셨다. 그들이 그럴 자격이 있거나 그들을 특별히 더 사랑하셨기 때문이 아니다.
“주 너희 하느님은 신들의 신이시고 주님들의 주님이시며, 사람을 차별 대우하지 않으시고 뇌물도 받지 않으시는, 위대하고 힘세며 경외로우신 하느님이시다(신명 10,17).” 예수님이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셨던 하느님은 참으로 위대하시고 공정하신 분이라서 그분을 믿고 나의 모든 삶을 맡길 수 있는 유일한 분이시다. 예수님이 먼저 그러셨고, 제자들이 그렇게 했고, 그리고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콜베 신부님도 그러셨다. 신부님은 한 사람을 대신해서 죽음의 형벌을 받기로 결정하셨다. 그분과 함께 있었던 다른 아홉의 희생자들은 무엇을 보고 어떤 말을 들었을까? 그들에게는 더 이상 죽음이 두렵거나, 억울하거나, 나치를 증오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들은 콜베 신부님에게서 예수님을 보았고, 또 전능하시고 영원하시며 무한한 사랑의 하느님을 보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생명을 내어 맡길 수 있는 유일한 분, 하느님이 그들과 함께 있음을 알았다. 콜베 신부님은 예수님의 이콘이셨다.
종교인들의 추문을 듣는다. 참 부끄럽고, 언짢고, 괴롭다. 종교인들은 점점 세상 사람들에게 짐스러운 존재가 되어 간다고 말하면 지나친 표현일까? 섬김과 봉사를 강요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들이다. 나를 부르신 주님은 섬기러 오셨다고 하셨고, 실제로 그렇게 사람들을 섬기셨다. 그분은 오늘도 나를 위해서 당신을 희생하여 섬기신다. 내가 그럴만한 자격도, 나만 특별히 사랑하시기 때문이 아니다. 나도 그렇게 하여, 세상이 나를 부르신 분, 나를 섬기시는 분이 어떤 분이신지 세상이 알게 하라고 명령하시는 것이다. 주님의 선택과 부르심은 선교의 시작이었던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