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3월 20일 듣는 마음, 가난한 마음(+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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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3월 20일 듣는 마음, 가난한 마음

 

기도는 하느님과 나의 관계이다. 하느님의 나의 아버지, 어머니시니까 그 관계는 당연히 친밀이다. 기도의 박사라고 불리는 알폰소 성인은 가장 친한 친구를 대할 때보다 더 친근하게 하느님과 대화하라고 가르쳤다. 사실 하느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까이 계신다. 내 안에서 나와 함께 사신다.

 

기도는 오랜 시간 말을 많이 하는 게 아니다. 가장 큰 신뢰심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 거다. 그런데도 준비, 묵상, 집중 등이 필요한 것은 우리가 하느님 말씀을 들을 마음이 없기 때문일 거다. 목마른 사람이 물을 찾는 마음으로, 배고픈 사람이 먹을 것을 찾는 마음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다. 목마른 사람은 물을 벌컥벌컥 들이마시고 배고픈 이는 밥을 허겁지겁 먹어치운다. 우리는 그렇게 하느님 말씀을 듣는다.

 

하느님 말씀은 평가의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순종해야 할 진리이다. 그 진리의 말씀이 사람이 되어 한때 우리와 함께 사셨다. 사람들은 그분을 평가했다. 누구는 예언자로, 누구는 메시아로 그리고 누구는 신성모독자와 선동가로 그분을 평가했다. 무엇이 이렇게 각기 다른 평가를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 복음에 나오는 성전경비병의 말에 단서가 있는 것 같다. 예수님을 붙잡으러 갔던 그들은 “그분처럼 말하는 사람은 지금까지 하나도 없었습니다(요한 7,46).”라고 증언했다. 수석 사제들은 그들을 ‘율법도 모르는 저주받은 자들’이라고 모욕적으로 나무랐다. 그들은 아마 글을 읽을 줄 몰랐던 것 같다. 그러니 그들은 눈이 아니라 귀로 배워야 했다.

 

예수님이 무슨 말씀을 어떻게 하셨기에 그들이 그런 반응을 보였을까? 아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특별했던 게 아니라 그들의 마음이 가난했기 때문이었을 거다. 진리는 본래 뻔한 것이고 보편적이다. 누구나 다 알아들을 수 있는 게 진리다. 마음이 순수하지 해 어렵게 들리는 거다. 어쩌면 진리를 따를 마음이 없어서 더 그런지 모르겠다.

 

예수님, 솔로몬은 백성을 통치하기 위해 듣는 마음(1열왕 3,9)을 청했지만 저는 제가 살기 위해 그 마음을 청합니다. 가난한 마음이 진리에 이르는 가장 빠르고 쉬운 길이고 바로 그 마음입니다. 주님 말씀하십시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하느님을 신뢰하고 순종하는 법을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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