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5월 19일 이미 시작된 영원한 생명
우리는 하느님과 영원히 살도록 초대받았다. 천 년이 하루 같은 하느님께 인생은 찰나고 영원한 하늘나라를 바라기 때문에 이 세상이 임시거처 같을 수 있지만 그렇다고 대충 엉망으로 살지 않는다. 한 사이비 종교가 했던 것처럼 하늘로 불려 올라갈 것을 기대하고 아무것도 안 하고 하늘만 바라보지도 않는다. 지금 이 자리가 내가 영원히 살 집처럼 주님의 계명을 지키며 충실히 산다.
예수님은 세상을 떠나시기 전에 남겨진 제자들을 위해서 아버지 하느님께 기도하셨다. 그들을 세상에서 데려가 주십사고 비신 것이 아니라 그들을 악에서 지켜 주십사고 청하셨다(요한 17,16). 예수님은 때가 차서 떠나시지만, 제자들은 남아야 했다. 예수님은 스스로 당신을 떠난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남아 있는 그들 모두를 끝까지 지키셨다.
그때 세상은 예수님과 제자들을 미워했다. 그러나 지금은 주님의 제자라고 우리를 미워하지 않는다. 그 대신 비상식적인 행동을 미워한다. 참 신앙은 상식에 어긋난 행동을 요구하지 않는다. 단지 가끔 상식을 뛰어넘는 행동을 하게 초대할 때가 있다. 선행을 넘어 의로운 희생이 그것이다. 제자는 스승보다 종은 주인보다 높지 않으니(마태 10,24), 죄인을 위해서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일은 없다. 우리의 최선은 친구와 사랑하는 이들 그리고 가끔은 얼굴 모르는 약자들을 위한 희생 앞에서 고민하고 때로는 실제로 그렇게 실천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다 주셨다. 끝에는 당신 목숨까지 내주셨다. 그래서 예수님은 차고 넘치게 기쁘셨다. 열한 제자들에게 그러셨던 것처럼 우리들도 그 기쁨을 갖기를 바라신다. 원수에게도 잘해주고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주면 예수님처럼 기쁘고 행복하다. 이웃에게 주었던 그 됫박에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 주신다(루카 6,35.38).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훨씬 더 행복하다는 것은 온 세상이 다 안다. 그런데 실제로 그 기쁨과 행복을 누리는 사람은 정말 적다.
예수님,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살 거라고 여기서 엉망으로 살지 않습니다. 주님이 약속하신 영원한 생명은 여기에서 벌써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아직 세상이 주님을 잘 몰라서 마음 아프고 불편할 때가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주님의 말씀이 진리라는 걸 알게 될 겁니다. 이미 저희는 신앙으로 알고 있으니 배운 대로 믿는 대로 살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르쳐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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