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6월 2일 배부른 일(+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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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6월 2일 배부른 일

 

부활이 없다고 주장하며 말하는 사두가이들의 이야기는 초등학교 수준이다. 일곱 남자와 결혼했던 여자가 그들과 함께 부활하면 누구의 아내가 되느냐는 논리다. 부활이 그런 거라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죽는 게 좋다. 부활이 단순한 소생이 아님을 알지만 죽음 이후에 어떻게 되는 건지 아는 게 거의 없다. 그 강을 살짝 넘어갔다 온 사람들의 증언이나 사후 세계를 그린 영화 그리고 교리도 죽음 이후의 세계를 지금 여기의 생활방식과 언어로 표현하니 어색하고 억지스럽다. 그냥 모르는 채로 남겨두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사실 그 이상은 불필요한 호기심이다.

 

그것에 대해 분명히 아는 것은 심판뿐이다. 착하고 의롭게 살았으면 상을 받고 악하게 살았으면 벌을 받는다. 하느님이 아무리 자비와 사랑이 넘치는 분이어도 악행을 일삼고 자신의 배를 불리는 일만 했던 이들까지 당신 품에 안으시지 않는다. 악행을 멈추고 하느님께 돌아올 기회가 계속 주어졌던 것이 그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었다. 기도를 많이 한 사람이 아니라 착하고 의롭게 산 사람이 상을 받는다. 많은 업적을 남긴 사람보다는 주님을 따라 고통과 시련을 받은 이들이 더 큰 상을 받는다(묵시 7,14).

 

사두가이들은 부자고 기득권층이었으니 영혼이나 사후세계의 심판과 벌 같은 주장은 듣기 싫었을 거다. 지금이 제일 좋고 여기가 하늘나라였을 거다. 재물은 악하지 않지만 그것에 마음을 빼앗기면 그 사람은 자신이 영적인 존재라는 것을 잊어버리기 쉽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하느님도 잊어버리게 된다. 자신의 배를 불리는 일에만 마음을 쓴다. 결국, 땅으로 되돌아갈 것에 영혼을 빼앗긴다. 사람은 본시 하느님을 생각하지 않으면 짐승처럼 되기 쉽다.

 

우리는 죽은 이들을 위해서 기도한다. 그들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식사 후 기도를 정성스럽게 바친다. 내 배가 불렀으니 다른 이도 배부르게 하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하고 안쓰러운 존재가 연옥 영혼이다. 이 땅에서는 회개할 수 있고 보속하고 빚진 것을 갚기 위해 뭔가 할 수 있지만, 그들은 육체가 없으니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남이 주는 것만 가질 수 있다. 머지않아 나도 그런 처지가 된다. 그러니 나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청하는 것이 아니라 착하고 의롭게 살아 하느님께 받게 될 상을 생각한다. 그게 정말 내게 배부른 일이다.

 

예수님, 부활이 단순한 소생이 아니라는 것 말고는 아는 게 없습니다. 주님을 믿고 따를 뿐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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