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2월 26일 책임(+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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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2월 26일 책임

 

오래전 일이다. 피정 봉사가 있어서 집을 나설 때에 한 형제와 말다툼을 했다. 피정 프로그램을 마무리하며 파견미사를 준비하는 데 아침에 있었던 그 일이 생각났다. 이어서 예수님 말씀이 기억났다. “네가 제단에 예물을 바치려고 하다가, 거기에서 형제가 너에게 원망을 품고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거기 제단 앞에 놓아두고 물러가 먼저 그 형제와 화해하여라.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예물을 바쳐라(마태 5,23-24).” 곧바로 그 형제에게 전화해서 사과한 후에 돌아와서 미사를 봉헌했다.

 

악의를 품고 그런 것은 물론 아니었지만 어쨌든 화를 내며 거칠게 말해 형제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은 사실이었다. 나의 말이 옳았고 또는 그가 잘했어도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것이었다. 의로운 분노는 오직 하느님 것이다. 형제를 타이르고 교정시켜줄 때도 그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 않아야 한다. 살레시오 성인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고 했다. 나는 심판관도 생명의 주인도 아니니 내가 그를 위해 할 수 있는 건 인내하는 거다.

 

나에게 원망을 품은 형제가 있다는 게 생각난 건 고맙고 은혜로운 일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불의한 예물 혹은 카인의 예물(창세 4,5)을 봉헌할 뻔했다. 하느님이 즐겨 받으시는 예물은 뉘우치고 화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다. 그러니 그것이 생각난 건 은혜로운 일이다. 세상에는 눈물을 삼키며 사는 사람들, 인간의 탐욕과 더 편리한 생활 때문에 고통받으며 죽어가는 다른 피조물들이 많다. 하느님은 세상을 풍요롭게 만드셨지만 일부 사람들의 탐욕으로 많은 사람들이 인간의 품위를 잃어버린 생활을 하게 되고, 말 하는 동물과 식물들은 그냥 당할 수밖에 없다. 그들의 고통에 자신은 잘이 없다고 주장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몇이나 될까?

 

하느님은 노아와 하신 약속이 있어서 인간의 죄악 때문에 세상을 쓸어버리지는 않으실 거다. 하지만 눈물을 삼키며 살았던 많은 이웃들과 고통 속에 죽어 간 다른 피조물에 대한 책임은 물으실 거다.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제품을 찾는 노력이 상식이 된 것은 참 반가운 일이다. 이제 그 이웃들의 고통에는 나의 책임도 일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할 때다. 탐욕과 사치를 부리고 불의와 부정을 저지르는 이들에게 분노하고 욕하는 게 의로움이 아니다. 고통받는 이웃들에 대한 나의 책임을 인정하고 어떤 방식으로든 그들을 돕는 게 하느님께 바치는 합당한 예물이다.

 

예수님, 주님만이 합당한 제물이고 온전한 대사제이십니다. 저는 그저 주님 뒤를 따라갈 뿐입니다. 그 길에서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는 고통 받는 가장 작은 이들의 좋은 이웃이 되겠습니다. 기도든, 자선이든, 현실적인 도움이든 그것이 무엇이든 지금 여기서 그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겠습니다. 그렇게 주님을 섬기고 저의 보잘것없는 예물을 봉헌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고, 어떻게 보속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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