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1월 23일 진리를 따라

이종훈

11월 23일 진리를 따라

 

검찰청 앞을 지나며 보니 TV에서 보던 대로 사람들이 천막을 치고 각종 요구와 구호가 적어 시위를 하고 있었다. 서로 반대되는 구호와 요구도 있었다. 그들은 세상에 외치고 있었다. 춥고 시끄러운 대로변에서 고생하며 외치는 것을 보면 그들은 자신의 주장이 진실, 정의, 평화라고 확신하고 있는 것 같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누군가의 삶과 행동을 보고 그의 말을 믿거나 믿지 않는다. 일제의 압제에서 해방과 독립,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헌신하며 목숨까지 내놓았다. 지금 우리는 그분들의 주장을 믿고 그 삶과 희생을 기억하고 감사한다. 그분들의 주장은 진실, 정의, 평화였다.

 

예수님도 헌신하고 희생하셨다. 그런데 그분은 적대자들과 투쟁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그들의 손에 희생되기를 바라셨던 것으로 보일 정도다. 수난과 죽음을 세 번씩이나 예고하셨으니 말이다. 권력자들과 대립각을 세우면서까지 담대하게 당신의 주장을 외치셨다. 회개하라고, 하느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그리고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 메시아 구세주라고 주장하셨다. 그러나 그분에게는 투쟁이나 폭력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목적이 선하다면 그것을 이루는 수단도 선해야 함을 다시 한 번 기억하게 된다. 어쩌면 그 수단이 이미 그 목적을 드러내 보이고 있을 지도 모른다.

 

예수님은 돌아가셨지만 부활하셨다. 부활의 사전적인 뜻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남이다. 그러나 예수님의 부활 그리고 당신이 약속하신 우리의 부활은 되살아남이 아니다. 그것보다는 새로운 생명, 영원한 생명, 천사와 같은 존재, 더 이상 죽지 않는 존재로 태어남이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는지 예수님은 당신의 인간적인 삶으로 보여주셨다. 예수님은 살아서도 구세주요 부활하신 후에도 같은 분이시다. 여기에서나 저기에서나 같은 분으로 그 때도 오늘도 같은 일을 하신다. 진리는 변하지 않는다. 오늘 여기에서 진리는 내일 저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수님은 진리이시다.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은 저희가 영원히 사는 길입니다. 여기서나 저기서나 같은 분이셨으니 저도 주님을 따르면 여기서도 살아있고 저기서도 똑같이 살 겁니다. 그 길은 오늘 여기에 저에게 주어진 시간과 생활 속에 있습니다. 오늘 제게 주어진 일에 충실합니다. 그것을 방해하고 기운 빠지게 하는 이들을 비난하거나 맞서 싸우지 않습니다. 주님도 그들과 싸우지 않고도 승리하셨으니 오늘도 그렇게 하실 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이 어떻게 사셨는지 기억나게 해주시고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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