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해 1월 10일 주님 세례 축일
예수님이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죄인들이 회개한다는 표시로 받던 그 세례를 받으셨다. 그분은 요한에게 세례를 받기 위해 기다리는 죄인들의 줄에 서 계셨다. 하느님의 아들로서 부끄럽고 수치스러운 일일 수 있다. 그리고 보면 예수님의 삶은 낮아짐과 비움의 여정이다. 하늘에서 땅으로, 무한이 유한으로, 창조주가 피조물로, 죄 없는 분이 죄인들의 무리 안으로, 생명이 죽음의 세계로, 의로운 분이 죄인의 누명을 쓰셨다. 이런 아드님을 보시고 하느님은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 이 말씀을 들으신 예수님은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이 생각나셨을 거다. “여기에 나의 종이 있다. 그는 내가 붙들어 주는 이, 내가 선택한 이, 내 마음에 드는 이다. 내가 그에게 나의 영을 주었으니 그는 민족들에게 공정을 펴리라(이사 42,1).” 그때 당신이 누구이고 앞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셨을 것 같다.
오래전 어느 피정에서 지도 신부님의 강의를 듣고 하느님이 성경을 통해서 나에게 그렇게 말씀하신다고 생각하고 감격했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잘 보니 그것은 예수님에게 하신 말씀이지 나에게 하신 말씀이 아니다. 그 대신 나에게는 이런 말씀을 하신다.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마태 17,5).” 하느님이 죄인을 사랑하실 리 없고 그런 이가 당신 마음에 드실 리가 없다. 하느님은 죄인들을 가엾게 여기신다. 그래서 아드님의 말씀을 잘 들으라고 말씀하셨고, 그분을 우리에게 내어주셨다. 사랑하는 아드님까지 내어주셨으니 하느님은 우리를 불쌍히 여기시는 게 맞다. 하느님은 우리를 정말 사랑하신다.
회개한다고 수백 번 고백해도 악습이 고쳐지지 않고, 물을 수백 번 부어도 죄로 기울어지는 경향이 씻겨나가지 않는다. 죄를 지을 수 없는 분이 우리의 이런 딱한 처지를 아셨을까? 그분은 악습을 고치고 그런 마음을 없애는 비법을 가르쳐주시지는 않았다. 그 대신 사랑의 계명을 주셨고 그 모범을 보여주셨다. 그 기본 원리는 낮아지고 비우는 것이다. 그가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좋아짐은 사랑하면 부수적으로 생길 수 있는 마음이다. 경험상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끝까지 좋아지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사랑한다. 아니, 사랑하려고 노력한다. 탐탁지 않지만, 그에게 나를 맞춘다. 그를 이해할 수 없지만, 그가 되어보면 이해가 되기 시작한다. 역지사지는 사랑의 시작이고, 비움은 역지사지의 시작이다. 내게 새겨진 율법 안에는 칭찬과 상은 없고 온통 금지와 벌 뿐이다. 자신도 그것 때문에 힘들어하면서 그걸 남에게 덮씌우려 한다.
나는 무죄하고 무결점으로 하느님 앞에 나설 수 없음을 잘 안다. 그래도 불안하지 않은 것은 무죄한 상태가 되는 것이 주님의 계명이 아니기 때문이다. 무죄한 상태가 되려면 태어나지 말아야 한다. 주님은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다. 특히 가장 작은 이들에게 해준 것이 당신에게 해드린 것이고 그것이 그날 심판의 기준이 된다고 하셨다(마태 25,34.40). 사랑이 곧 구원의 길이고 무자비한 율법의 억압에서 탈출하는 길이다. 자유로워지기 위해 사랑하고, 사랑하기 위해 비우고 낮아진다.
예수님, 주님은 저의 우상이십니다. 바람처럼 자유롭고, 소나무처럼 굳센 분이십니다. 그러면서도 뉘우치고 돌아오면 일흔일곱 번뿐만 아니라 끝까지 용서하고 위로하고 치유해주십니다. 사랑하라고 다시 내보내십니다. 그것이 저의 구원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의 마음을 가르쳐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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