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월 14일 배움의 길

이종훈

1월 14일 배움의 길

 

지난 1년 동안 한국어 공부하던 한 외국인 노동자가 회사를 옮기는 바람에 먼 곳으로 이사 갔다. 마음 한 구석이 허전했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고새 정이 많이 들었나보다. 병원도 다녔던 친구라서 더 마음이 쓰였던 모양이다.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으면서도 그 친구가 어디에 있는 지 궁금했다.

 

이런 일을 많이 해 오신 분이 이런 일에 익숙해져야한다고 알려주셨다. 그들은 모두 언젠가는 떠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마음의 문을 닫자는 뜻은 아니다. 정해진 이별이지만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해짐에 익숙해져야한다는 뜻이다. 또 하나 배웠다.

 

그 친구와 연락이 닿아 주소를 물었더니 그건 모르고 자기 숙소 근처에 성당이라고 사진을 찍어 보냈다. 마침 그 지방에 부모님 집이 있는 형제가 있어 혹시 이 성당을 아냐고 물었더니 자기 본당이라고 했다. 이런 일에 익숙할 만도 한데 여전히 놀랍다. 이번 주 휴가인데 가면 만나서 이주민센터 위치 등 필요한 것들을 알려주고 밥도 같이 먹고 오겠다고 했다. 참 고마웠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부르셨다. 하느님이 그들의 도움이 필요해서 부르셨을 리가 없다. 그 대신 당신을 따라다니면 물고기가 아니라 사람을 낚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시겠다고 약속하셨다(마르 1,17). 사람은 의미를 찾는 동물이다. 그것을 잃어버리면 아무리 높은 지위에 오르고 많은 재물을 쌓아두어도 허기지고 목마르기 마련이다. 믿는 이들에게는 우연은 없다고 한다. 만나는 모든 것들, 이별도 의미를 찾고 하느님을 찾아가는 여행의 일부이다. 오늘은 어디서 무엇으로 가르쳐주시려나?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번호 제목 날짜
92 [이종훈] 5월 5일(첫 토요일 성모신심) 저 높은 곳에 마음을 두고 2018-05-05
91 [이종훈] 5월 11일 세속적인 것과 거룩한 것 2018-05-11
90 [이종훈] 5월 18일 요구 안에 담긴 선물 2018-05-18
89 [이종훈] 5월 20일(성령강림대축일) 맑은 공기와 밝은 햇살 2018-05-20
88 [이종훈] 6월 1일 신뢰 2018-06-01
87 [이종훈] 7월 17일 성당과 호프집 2018-07-17
86 [이종훈] 8월 29일(성 요한세례자 수난) 작은 의인들에게 2018-08-29
85 [이종훈] 9월 16일(연중 24주일) 은혜로운 봉사직무 2018-09-16
84 [이종훈] 11월 3일(첫 토요일 성모신심) 차원이 다른 아름다움 2018-11-03
83 [이종훈] 11월 30일(성 안드레아 사도) 초대 2018-11-30
82 [이종훈] 12월 1일(첫 토요성모신심) 술이 떨어졌을 때 2018-12-01
81 [이종훈] 12월 2일(대림 1주일) 그날을 준비하며 2018-12-02
80 [이종훈] 12월 23일(대림 4주일) 아름다운 사람들 2018-12-23
79 [이종훈] 12월 30일(성가정 축일) 우주의 경계 허물기 2018-12-30
78 [이종훈] 1월 6일(주님 공현 대축일) 사랑의 임금이신 하느님 2019-01-06
열람중 [이종훈] 1월 14일 배움의 길 2019-01-14
76 [이종훈] 2월 9일 교회가 할 일 2019-02-09
75 [이종훈] 3월 16일 가끔은 이렇게 2019-03-16
74 [이종훈] 4월 17일(성주간 수요일) 늘 거기에 그렇게 든든하게 2019-04-17
73 [이종훈] 5월 13일 착한목자 2019-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