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0월 25일 하늘에는 없는 하늘나라

이종훈

10월 25일 하늘에는 없는 하늘나라

 

바오로 사도는 남편과 아내의 관계와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서로 연관 지어 말한다(에페 5,21-33). 신체의 모든 지체들이 머리의 명령에 복종하는 것처럼, 아내는 남편에게 순종해야 하고, 남편은 주님께서 교회를 사랑하시듯이 아내를 사랑해야 한다. 순종과 헌신이 만나 사랑을 이룬다는 뜻이다. 더 큰 신뢰로 순종하고, 남김없이 헌신한다면 그 사랑은 완전해질 것이고, 그들도 완전해질 것이다. 그런데 그리스도와 교회와의 관계는 좀 다른 것 같다. 그리스도님께서 당신의 신부인 교회를 위해 헌신 희생하셨다는 사실은 이미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완전히 희생하신 주님을 무한히 신뢰하며 그분의 명령에 순종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을 보면, 우리의 순종은 그분의 헌신에 대한 응답은 아닌 것 같다. 그보다는 우리가 순종하는 만큼 그분의 희생에 대해서 알고 그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는 것 같다.

 

바오로 사도는 창세기 말씀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됩니다(창세 2,24; 에페 5,31).”를 인용해서 그리스도와 교회의 관계를 설명한다(에페 5,32). 그리스도님이 남편에 비유된다면 교회는 아내에 비유된다.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이 하늘에 계신 ‘아버지 품을(요한 1,18)’ 떠나 땅에 있는 인간과 결합하셨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 그 말씀을 인용한 것 같다. 그렇다면 하늘나라가 있던 하늘은 비어 있는 셈이다, 그 주인이 땅으로 내려오셨으니까. 따라서 하늘나라를 저 하늘 위에서, 죽은 후 맞는 내세에서만 찾으려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 된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8).”고 하셨던 예수님의 첫째 설교이자 당신의 전 삶을 표현하는 그 말씀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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