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6월 2일(첫 토요일 성모신심) 강한 여인

이종훈

6월 2일(첫 토요일 성모신심) 강한 여인 

 

마리아와 엘리사벳, 두 임산부가 만나 기뻐했다. 두 여인이 나누는 기쁨의 근원은 하느님의 말씀, 하느님의 약속이다. 그런데 차이가 있다. 엘리사벳은 아이를 못 낳는 여인이라고 알려져 있고 나이도 많아 임신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였는데도 아이를 갖고 싶은 바람은 여전했다. 남편 즈카리야도 그랬다. 가난한 이 노부부에게 하느님은 선물을 내려주셨다(루카 1,13). 즈카리야는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믿지 않으면서도 아내와 잠자리에 들었고 천사의 말대로 엘리사벳은 아이를 갖게 되었다. 얼마나 놀라고 또 기뻤을까?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한 사이였지만 아직 같이 살지 않던 때에 가브리엘 천사는 그녀에게 하느님의 계획을 알려주고 동의를 구했다. 그것은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이 뒤죽박죽이 될 수 있고 자칫하면 죽을 수도 있는 제안이었다. 그녀는 천사의 말을 믿었다. 하느님의 힘을 믿었다. 그런데 그 대화는 천사와 마리아 사이, 아니 어쩌면 그녀의 내면에서 일어난 일어어서 자신도 모르게 일어나는 의심을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 마리아가 엘리사벳을 만나 천사가 전해준 그대로였음을 확인했고, 엘리사벳은 그것을 이렇게 확증해주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 귀에 들리자 저의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루카 1,43-45)” 이런 증언을 들은 마리아는 기뻐 큰 소리로 노래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엘리사벳은 선물을 받았지만 마리아는 그 선물을 주시는 분을 받았다. 마리아는 하느님의 말씀을 믿고 바로 그 말씀을 품게 되었다. 마리아의 믿음은 어둠 그 자체였다. 인간의 이해를 뛰어넘는 일,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조금도 예상할 수 없는 일, 세상, 가족 그리고 약혼자에게도 버려질 수 있는 일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마리아는 결코 연약한 여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하느님만 믿었어야 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과 계약을 맺은 하느님의 백성이고 하느님의 자녀이다. 따르고 지켜야 할 계약이 있고, 자녀로서 부모의 말씀에 순종해야 할 도리가 있다. 그 멍에는 편하고 그 짐은 가볍다(마태 11,30). 그런데도 우리는 언제나 흔들린다. 이렇게 딱한 우리들에게 예수님은 성모님을 선물로 주셨다. 그분은 여러 이름으로 불리지만 영원한 도움의 성모라는 이름보다 그분을 잘 표현하는 이름은 세상에 없고, 그 이름보다 더 하느님을 닮은 이름도 없다. 하느님이 내려주신 이름일지도 모른다. 예수님과 한 몸처럼 안고 계신 그분은 예수님의 마음을 가리키며 나를 바라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신다. ‘말해봐라, 내가 도와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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