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4월 19일 살

이종훈

4월 19일 살

 

밥 먹기 전에 감사와 축복의 기도를 한다. 그 음식이 내 앞에 나오기까지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나의 먹거리가 되기 위해 희생해준 생명들에게 더 깊게 감사한다. 수고해주신 분들은 그 대가를 받지만 그 생명들은 아무런 대가를 받지도 못한다. 한 생명이 살기 위해서 다른 생명의 희생이 필요하다.

 

그리고 축복을 청한다. 그 음식은 먹는 유희가 아니라 나의 활동과 생활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나의 삶이 나 자신을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더 큰 선과 사랑을 위한 것일 때 나의 먹거리가 되어 준 숭고한 희생에 대한 보답이 되지 않을까? 그들에게 나의 이런 마음이 그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최소한 나는 그것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래야 국민들을 개, 돼지라고 부른 그 공무원에게 분개할 자격이 되지 않을까?

 

우리는 생명체들의 살을 먹고 산다. 나의 영혼도 먹어야 한다. 육신생명을 위해 먹는 것과는 다른 방식이지만 먹어야 산다. 영혼을 잃어버리면 다 잃어버린다. “사람이 온 세상을 얻고도 제 목숨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마르 8,36)?” 내가 다른 이들의 수고와 희생으로 살고 있음을 잊지 않고 늘 고마워해야 한다. 아마 그래서 겸손이란 자신을 무조건 낮추는 가식이 아니라 자신을 알고 나아가 진실과 진리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는 마음일지 모르겠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51).” 예수님이 우리 영혼의 먹거리가 되어주셨다. 예수님의 살은 나를 위한 많은 이들의 기도와 희생, 용서와 사랑이다. 그 살을 먹고 산다. 먹기만 해서는 성장하지 못한다. 움직여야 한다. 활동해야 한다. 사랑해야 한다. 예수님의 살을 먹고 사랑해서 나는 영원히 산다, 하느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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