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7일 잠잠해져라!
한 밤중 거센 풍랑에 흔들리는 작은 배 안에 있다면 매우 불안하고 두려울 것이다. 수영을 잘 한다고 해도 한 밤중에 물속에 빠지는 것은 정말 두려운 일이다. 겁에 질린 제자들은 너무 피곤해서 그런 와 중에도 주무시는 주님을 흔들어 깨우며 불평을 했다. “스승님, 저희가 죽게 되었는데도 걱정되지 않으십니까?(마르 4,38)”
제자들의 그런 불평이 합당하게 들리면서도 모순이 있어 보인다. 스승이 그 두려운 상황을 해결해줄 수 있다고 믿었다면 굳이 깨우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그들의 믿음대로 정말 예수님은 한 마디 말로 풍랑을 잠재우셨다. 그리고 제자들은 꾸지람을 들었다. “왜 겁을 내느냐? 아직도 믿음이 없느냐?(마르 4,40)” 풍랑을 잠재우실 수 있으리라 믿어서 스승님을 깨웠는데 믿음이 없다고 하신다.
제자들이 예수님이 말씀하시는 그런 믿음이 가졌다면 그들은 어떻게 행동했을까? 흔들리는 배를 꼭 붙잡고 ‘이 또한 지나가리’하고 말하며 혼란스럽고 두려운 시간들을 견디었을까? 아니면 풍랑을 향해 ‘피곤하신 주님께서 주무신다. 잠잠해져라. 조용히 하여라!’하고 외쳤을까?
우리는 잠 잘 때 꿈속에서도 혼란과 죽음의 두려움을 경험한다. 조용하고 평화스러운 날이 있기나 했던가? 영화에서처럼 풍랑이 갑자기 멈추고 주인공은 자유롭게 그 사이를 다니는 장면을 상상해본다. 파도가 없는 바다는 없는 것처럼 우리의 생활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혼란과 두려움은 파도가 아니라 출렁거리는 나의 마음에서 나온다. 나와 함께 사시는 주님은 십자가의 죽음, 하느님의 죽음이라는 대혼란을 겪으신 분이다. 이 세상에서 그보다 더 큰 혼란은 없을 것이다. 홍해바다를 마른 땅을 밟고 건너가던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나의 삶이라는 작은 배를 흔드는 풍랑을 맞으며 앞으로 나아간다. 그 혼란과 도전을 견디는 힘은 흔들리는 이 작은 배에서 곤하게 주무시는 주님을 바라봄에서 나온다. 흔들리는 배를 꼭 붙잡고, 외치자. ‘잠잠해져라, 조용히 해라 이놈들아! 주님께서 쉬고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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