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11일 하느님을 신뢰하기(+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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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1일 하느님을 신뢰하기

 

사람들은 세례자 요한이 먹지도 마시지 않으며 너무 금욕적으로 사니까 마귀 들린 사람 같고, 예수님은 먹고 마시니까 먹보요 술꾼이며 세리와 죄인들의 친구라고 평가했다(마태 11,18-19). 둘 다 그들의 기준이나 기대에 맞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하느님의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게 하고 구원의 말씀을 듣지 못하게 한 것은 바로 그들의 기준과 기대였다.

 

사람들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원하는 것만 진실이라고 믿는 것 같다. 그러니까 이렇게 시끄럽다. 삶과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이 자신의 기대, 자기 자신이 됐다. 나는 진리가 아니다. 그랬다면 늘 평화롭고 자유로웠을 거다. 진리를 입지 못했으니 갈등하고 후회하고 괴로워한다. 진리는 내 안에 자리할 수 있지만 그것은 내 밖에 홀로 그렇게 있다. 내가 뭐라고 하든 안 하든, 알든 모르든, 믿든 안 믿든 진리는 홀로 그렇게 있다. 나는 그것을 완전히 소유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 대신 그것을 따라 살려고 노력한다.

 

요한은 엄격하고 철저히 금욕적으로 살았다. 낙타 털 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둘렀으며, 메뚜기와 들꿀을 먹고 살았다(마르 1,6). 인위적이고 인공적인 것은 먹지도 걸치지도 않았고, 하느님의 도움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광야에서 살았다. 그는 하나도 남김없이 자신을 철저하게 하느님께 종속시켰다. 거기에 자신의 기대와 의지는 없었다. 반대로 예수님은 죄만 빼고 철저하게 우리와 같아지셨다. 임신과 출산의 위험을 겪으셨고, 생계를 위해 일하셨으며 돌아가셨다.

 

다르게 살았지만 두 분은 모두 완전히 하느님께 속한 사람, 하느님의 것이었다. 두 분의 인생에서 자신의 의지는 없었다. 세례자 요한은 보이는 그대로였고, 예수님은 당신의 의견과 생각이 있지만 그것들 말고 오직 하느님의 뜻만을 따른다고 수차례 말씀하셨다. 두 분은 물론 헤로데나 빌라도파가 아니었고(루카 23,12), 유다왕국의 독립을 꿈꾸는 열혈당원들도 아니었다. 한 분은 세상을 떠나 광야에서, 또 다른 한 분은 세상 한가운데서 살았다. 그리고 두 분 다 회개하라고 외쳤다. 금욕적으로 살든 세속적으로 살든 회개하지 않으면 망한다. 수도생활을 하든 가정생활을 하든 서로 사랑하지 않는 이들에게 하늘나라는 멀리 있다.

 

주님, 먹지 않고 마시지 않는 게 금욕이 아닙니다. 체념하듯 자신의 의지를 포기하는 게 아니라 기꺼이 그것을 주님께 드려야 주님께서 기뻐하십니다. 그래야 저를 쉽게 당신 품으로 데려가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천사의 제안에 ‘예.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신’고 대답하셨습니다. 하느님께 대한 어머니의 무한한 신뢰를 제게도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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