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순종
권위는 복종의 대상이다. 하급자는 상급자의 명령에 복종하여 실행한다. 이런 상명하복은 군대조직의 생명이다. 복음서에 등장하는 그 백인대장(마태 8,5-13; 루카 7,1-10)은 군인이어서 명령의 권리와 복종의 의무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다. “사실 저는 상관 밑에 매인 사람입니다만 제 밑으로도 군사들이 있어서, 이 사람에게 가라 하면 가고 저 사람에게 오라 하면 옵니다. 또 제 노예더러 이것을 하라 하면 합니다(루카 7,8).”
복종에는 세 가지 형태가 있을 것 같다. 폭력이 두려워 이루어지는 복종, 준법정신에 따른 복종, 그리고 사랑해서 이루어지는 기꺼운 순종이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을 사랑하여 예수님의 말씀에 기꺼이 복종한다. 그런데 예수님 제자들은 그분의 육성을 듣고 무엇을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 지 구체적으로 들었지만 우리는 그렇지 않다. 그 대신 우리는 중재된 그분의 명령을 듣는다. 교회의 공적인 가르침, 공동체의 결정, 장상의 공적인 부탁, 기도 중에 들은 주님의 말씀 등이다. 이들 순서는 그것이 주님의 말씀이라는 확신의 정도에 따른 것이다.
이것들은 우리의 구체적인 판단과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데, 그의 믿음의 정도에 따라 그 영향력이 다르다. 큰 믿음을 지닌 사람, 즉 하느님을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경제적, 물리적 그리고 그밖에 다른 측면에서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그에 따라 살 것이다.
간디는 예수님을 좋아했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이 그들의 스승의 그 좋은 가르침에 따라 살지 않기 때문이었다. 백인대장도 이방인이라서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여겼을 것 같지는 않지만 그분이 특별한 분이라는 것만은 알아보았다. 그분은 특별한 능력을 지녔고, 자신에 그것에 복종해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 그리고 그는 자신의 청원이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권위와 복종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그런 단순하고 순수한 믿음은 예수님을 감탄시켰고 그가 바랐던 것도 얻었다. 오늘 예수님의 육성을 들을 수 없으면서도 그분에게 순종하는 이들도 그 날처럼 예수님을 감탄하시게 할 수 있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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