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3일 아버지의 사랑
야곱의 아들 요셉의 억눌렸던 울음이 터져 나왔다. 자신을 팔아넘긴 형들에 대한 증오, 서러움, 그리움 등이 뒤섞인 울음이었을 것이다. 이민족 사이에서 노예에서 제상이 되기까지 그가 어떤 일을 겪었을지 쉽게 짐작이 된다. 그의 울음소리가 얼마 컸는지 온 이집트 사람들이 들을 수 있었다고 하니(창세 45,2), 그가 지난 수년 간 견디어야 했던 내적, 외적 고통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알 것 같다.
그렇게 큰 힘으로 억누르고 있던 감정이 폭발했던 결정적인 계기는 아버지 때문이었다. “내가 요셉입니다! 아버지께서는 아직 살아 계십니까(창세 45,3)?” 얼마나 그리운 사람이었는가? 요셉이 그렇게 팔려가게 된 계기도 결국은 아버지가 요셉을 극진히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요셉에게 죄가 없다면 눈치 없이 그 사랑을 다 받았다는 것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랑 때문에 그는 자신의 인생을 재해석할 수 있게 되었다. 버림받아 고생한 것이 아니라 가족들을 위해서 하느님께 자신을 먼저 그곳에 보내셨던 것이라고 이해하게 되었다. “이제는 저를 이곳으로 팔아넘겼다고 해서 괴로워하지도, 자신에게 화를 내지도 마십시오. 우리 목숨을 살리시려고 하느님께서는 나를 여러분보다 앞서 보내신 것입니다(창세 45,5).”
요셉의 이야기는 구세주 예수님의 예고편 같은 것이다. 예수님이 고생스러운 전도여행과 끔찍한 십자가의 형벌을 참아내실 수 있었던 힘의 원천이 바로 아버지의 사랑이었다. 아버지의 사랑 때문에 사람들의 냉대와 비난 그리고 권력자들의 위협에 물러서지 않고 당신의 지상 사명을 완수하실 수 있었다. 그 사랑은 그분에게 하느님을 무한히 신뢰하게 했고, 또 그분을 죽음에서 일으켜 세웠다. 죽었던 줄 알았던 동생 요셉이 제상이 되어 그들 앞에 서 있는데도 너무 놀라워 아무 말도 못했던 것처럼,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는 사람들도 그랬다. 하느님 사랑의 완벽한 승리였다.
입에 담기도 고통스러운 끔찍한 범죄와 사고, 비열한 행동들을 매일 접한다. 그들은 정말 나쁜 사람들일까? 그들도 요셉처럼 아버지의 극진한 사랑을 받았다면 자신의 인생을 그렇게 되도록 방치하지 않았을 것 같다. 사랑이 생명을 창조하듯이, 사랑과 신뢰는 인생을,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보게 한다. 새 사람이 되게 한다. 예수님은 사도들을 파견하시며 “가서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7-8).” 오늘 예수님은 아픈 사람, 희망이 없어 죽고 싶은 사람,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과오를 저주하는 사람, 세상을 왜곡된 시간과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받은 아버지의 그 사랑을 전해주라고 우리를 파견하신다. 지니지 않은 것을 줄 수는 없다. 그런데 주님께서 파견하시는 것을 보면 우리가 분명 뭔가를 받기는 받았나보다. 만나는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전하다보면 우리가 받은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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