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3일 다른 일상
아무리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이라도 간을 하지 않으면 먹기 힘들다. 그런 음식에 간을 하면 전혀 다른 맛, 좋은 재료로 만든 음식다운 맛을 낸다. 이것은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어두운 방에 불을 켜는 경험과 비슷하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것 같다.
오늘도 어제와 같고, 내일도 오늘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반복되는 일상과 같은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생활의 생기를 잃고 심하면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우울해지기도 한다. 예수님 시대의 사람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 같다. 그런 중에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이 일으키는 기적들이나 그들을 억압하는 권력자들에게 당당하고 맞서고 그들의 위선을 걷어내는 모습을 목격한 이들은 새로운 세상을 맛보았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그들의 일상은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생활의 새로운 활기를 찾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것은 일회적인 피로회복제나 진통제 같은 작용이 아니라 자신의 과거 현재 미래의 삶을 다른 시각과 마음으로 보고 해석할 수 있게 된 새로운 것이었다. 그러니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고 그분을 따라 다녔을 것이다.
예수님을 이끌었고, 또 그분에게서 나오는 영이 오늘 우리를 끌어당긴다. 어제와 같은 오늘을 또 시작하며 기운 없고 우울해지려는 우리의 마음을 차지하시려고 마음의 문을 두드리신다. “우리를 여러분과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굳세게 하시고 우리에게 기름을 부어 주신 분은 하느님이십니다(2코린 1,21).” 그분의 초대에 이끌려 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내가 억지로 만들어내려는 활력은 금방 사그라지고 때로는 더 우울해지게 한다. 그분의 영이 이끄시는 대로 따라가기만 하면 일상 속에서도 우리의 삶은 맛나고 빛나지 않을까? ‘주님, 당신 얼굴 이 종에게 빛나게 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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