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0월 3일 순한 어린양처럼

이종훈

10월 3일 순한 어린양처럼

 

사람들은 그의 말만 듣고 믿지 않는다. 그의 행동과 삶이 그의 말을 믿게 한다. 절박한 이들에게 아무런 보상을 받지 않고 기적을 선물하신 것과 결정적으로 수난하시고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신 것이 예수님이 선포하신 복음을 믿게 한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셨지만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사셨다(필리 2,7). 그분이 계셨던 하늘나라에서 누리시던 모든 안전과 안락을 버리고 위험한 땅으로 내려오셨다. 그분의 제자들은 스승을 지키지 못했고 가족도 어머니도 그분을 보호하지 못했다. 모든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채로 하늘나라의 복음을 전하셨다. 하늘나라에서는 그래도 괜찮고 아니 그래야 했기 때문이었을 거다. 그분의 삶이 하늘나라의 복음을 보증한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으니 우리는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보시고 들을 수 없는 그분의 말씀을 귀로 들으며 사셨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랬다면 그분은 사람이 아니고 그분의 말씀을 믿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분에게 배신감도 느꼈을 것 같다. 그분도 하느님을 믿으셨다. 아버지이신 하느님이 당신을 땅으로 보내셨고 아버지와 그분의 나라를 사람들에게 전하라는 사명을 주셨다고 믿으셨다. 그리고 그 신앙을 이 폭력적인 세상 안에서 끝까지 훌륭하게 고백하셨다(1티모 6,13).

 

예수님은 가난하셨다. 머리를 기댈 곳조차 없었음은 물론이고 당신을 반대하는 폭력에 그대로 노출되어 계셨으며 적대자들을 대항해서 조직적으로 싸우지도 않으셨다. 오직 선하시고 사랑이신 아버지하느님만 믿으셨고, 죽기까지 하느님을 그리고 하느님이 사랑하시는 상처받은 사람들을 사랑하셨다. 그분의 그런 삶이 하늘나라를 세상에 보여준다.

 

당신이 그러셨던 것처럼 제자들도 그렇게 하라고 분부하시며 그들을 세상 한 복판으로 보내신다.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루카 10,3-4).” 하늘나라에서는 모두가 온전하고 안전하기 때문에 평화롭지만 땅에 사는 사람들은 나의 것이든 남의 것이든 죄로 상처를 입었기 때문에 서로 믿지 못하고 사랑하지 못해서 다툼이 사라지지 않는다. 이렇게 폭력적이고 복잡한 세상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순한 어린양처럼 살라고 당신 제자들을 부르시고 또 보내신다. 비폭력, 박해받음, 사랑, 평화가 그리스도인들이 여기서 사는 방식이고 이어서 저기에서도 그렇게 아니 더욱 완전하게 살 것이다.

 

예수님, 주님이 사셨던 때보다 오늘이 더 복잡하고 폭력적이라고 우기지 않습니다. 사는 모습은 많이 달라졌지만 그 폭력성과 거칠음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을 겁니다. 오늘날은 주님 말씀을 따라 곧이곧대로 살 수 없다고 주장함은 핑계입니다. 다치고 싶지 않고 손해보고 싶지 않으며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허망하게 죽고 싶지 않은 탓일 겁니다. 주님을 믿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주님 말씀하신 모든 것을 믿고 따르게 은총을 내려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는 구세주 하느님을 전능하신 분이 아니라 당신의 두 손을 쥐고 당신 품에 안겨 있는 어린이로 소개해주시며 ‘이분이 바로 너의 주님 너의 하느님’이시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분 앞에서 저의 모든 의심과 적대감 그리고 폭력성은 힘을 잃습니다. 일상에서도 그렇게 살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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