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0월 11일 자격증

이종훈

10월 11일 자격증

 

모든 사람이 예수님의 설교를 반기고 그분이 행하신 기적을 고마워하며 하느님을 찬양한 것은 아니었다. 왜 그랬을까? 아마 예수님이 자기편이 아니거나 자격증이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 같다. 어느 라삐의 제자도 아니었고, 그분의 집안은 그저 평범했다.

 

그런데 예수님은 어떤 주술도 없이 단 번에 마귀들을 쫓아내셨다. 아니 그들이 먼저 그분을 알아보고 도망쳤을 것이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 당신께서 저희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저희를 멸망시키러 오셨습니까?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마르 1,24).” 그분은 하느님이셨으니 그분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그들에게는 큰 고통이고 죽음이었기 때문이다.

 

예수님께는 라삐의 족보나 계보도 없고 어느 학파에도 속하지 않으셨다. 그분은 그냥 그분, 하느님의 아들이셨다. 마귀들이 그분을 그렇게 두려워했던 것은 그분이 지닌 하느님의 사랑이었다. 참 사랑 안에는 유혹도 혼란도 없다. 그를 위해 이미 목숨을 내놓았으니 유혹받고 혼란스러울 마음도 없다. 그것이 바로 그분이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 구세주라는 자격증이다.

 

하느님의 길, 참된 길을 찾아가는 데에는 식별이 필요하다. 뜨거움이 곧 거룩함이 될 수는 없다. 냉철한 이성은 때로 열정에 찬물을 붓기도 한다. 그러나 자신을 다 비운 마음 안에는 식별도 과도한 열정도 없다. 그럼에도 한 가지 소유할 수 있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뜻이다. 그것 때문에 예수님은 사셨고 또 돌아가셨다. 그리고 그 덕에 우리 모두는 살았다.

 

구속자이신 주 예수님, 주님은 하늘에서 오셨으니 땅의 법과 제도에 잘 맞지 않으셨습니다. 맞는 듯 안 맞는 듯해서 사람들은 혼란스러워했지만, 자신이 가진 그 틀을 벗어던지면 모든 게 다 잘 맞았을 겁니다. 그것은 오늘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별나게 살지 않지만 그렇다고 땅의 틀에 꼭 맞게 살지도 않습니다. 당분간 벗어날 수 없는 이 틀에서 감히 하늘의 법을 품고 삽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께 청하면 제 발걸음이 휘둘리지 않고 똑바로 걸어갈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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