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0월 29일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이종훈

10월 29일 조급한 마음을 버리고

 

‘빨리빨리’가 좋을 때는 불이 났을 때뿐인 것 같다. 무슨 일이든지 시간이 필요하다. 조급증과 조바심은 언제나 화를 부른다.

 

그렇기는 하지만 교회는 참 느리다. 세상에서 성장과 변화가 가장 늦은 조직체 중에 하나일 것 같다. 그러면서도 아주 끈질긴 생명력을 갖고 있어 이 세상이 사라지지 않는 한 존재할거다. 모든 이들이 주님의 말씀을 따르는 날까지 그리고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마태 28,20).

 

너무 느린 교회가 답답하다고 저만치 앞서 달려가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그러다가 다쳐서 다시 돌아오기도 하지만 그렇게 떨어져 나가기도 한다. 주님은 지금 내 안에 계시고 우리 사이에 계시며 우리와 함께 생활하신다. 나는 이 공동체가 한심하고 답답하지만 그분에게는 언제나 사랑스럽고 그래서 때로는 안타까운 존재일거다. 목숨 바쳐 얻은 이들이니 오죽하시겠나.

 

빨리 가려면 혼자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고 한다. 교회는 하느님 나라가 아니라 그곳을 찾아가는 이들의 모임이다. 큰 업적을 남긴 성인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하거나 실패했고 목숨을 빼앗기기도 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 주님과 함께 있다. 성공했을 때도, 길을 잘못 들었을 때도, 의심하고 불안했을 때도, 실패했을 때도, 그리고 죽어갈 때도 그들은 주님과 함께 있었다. 뭐가 더 필요한가?

 

주님, 주님은 부르시고 저희는 응답합니다. 자주 잘 알아듣지 못하고 때로는 엉뚱한 대답을 하곤 합니다. 주님은 굽은 자로 직선을 그으신다고 들었습니다. 주님을 따르려는 순수한 지향만 갖고 있다면 결국에는 주님의 뜻대로 가게 되리라 믿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주님의 길로 인도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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