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훈] 11월 8일 새로운 마음

11월 8일 새로운 마음 

새로운 제품을 사려고 줄서서 밤새 기다리기도 한다. 그러나 새로운 생각과 삶의 방식은 대부분 처음에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그것을 인정하고 익숙해지고 일반적인 것이 되곤 한다.

복음과 하느님의 나라는 인간의 생각이나 이념으로는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전혀 새로운 것이다. 바오로 사도도 이사야서의 말씀을 인용하며 남이 만들어 놓은 기초 위에서는 예수님의 삶과 복음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에 관하여 전해들은 적 없는 자들이 보고 그의 소문을 들어 본 적 없는 자들이 깨달으리라(로마 15,20; 이사 52,15).”

예수님이 회개를 선포하신 이유다. 마음과 삶을 완전히 바꾸지 않으면 당신과 함께 살 수 없다. 그러나 어제와 전혀 다른 마음을 가질 수는 없다. 사람은 그렇지 않다. 예수님도 회개하라고 크게 외치셨지만 우리가 전격적으로 변화할 것은 기대하지 않으셨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용서와 자비는 별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전격적인 변화는 기대하지 않으시지만 멈추지 않는 회개는 요구하신다. 급작스러운 변화는 의심스럽지만 지속적인 변화는 존경스럽다. 오늘도 마음을 또 바꾼다. 주인에게 빚진 이들의 빚을 몰래 탕감해주는 불의하고 약삭빠른 그 집사를 칭찬하는 주인의 마음과 공감할 수 있을 때까지(루카 16,8). 우리는 하느님에게 큰 빚, 되갚을 수 없는 빚을 졌고 그분의 아드님이 그 빚을 탕감해주셨음을 믿을 때까지. 그리고 재물들이 나에게 영원한 생명을 보장해주기는커녕 오히려 눈과 마음을 흐리게 함을 깨달을 때까지.

예수님, 주님의 말씀과 생각은 2천 년이 지난 지금도 전혀 새로운 것입니다. 저의 이기적인 본성과 하느님의 이타적인 본성이 양 극단에 있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주님의 말씀을 따름 안에서 두 양극이 만납니다. 참으로 제게 이로운 것이 주님을 따르는 것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참으로 제게 이로운 길로 이끌어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