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1월 10일(연중 32주일) 목숨과 같은 계명

이종훈

11월 10일(연중 32주일) 목숨과 같은 계명

 

전례력으로 한 해의 끝자락에 다가가면서 종말, 심판, 부활에 관한 말씀을 자주 듣는다. 오늘 전례의 주제는 부활이다. 예수님이 부활하시지 않았다면 오늘 우리는 여기 있지 않았을 거다. 부활은 그분이 하느님이시라는 것과 그분의 말씀이 진리이고 그것을 따르면 그분처럼 부활하여 영원히 산다는 증거이다.

 

그러나 주님의 부활은 자연적이고 이성적인 증거가 되지 못한다. 그것은 신앙의 증거이다. 특히 오늘날처럼 세속화된 사회에서 부활은 종교적 근본주의자들이 그들만의 세계를 주장하는 소음처럼 들릴 수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예수님과 부활을 믿는다. 시체의 소생이 부활이 아니라는 것과 세상 주님의 계명을 지킨 이들은 마지막 날에 빛나는 육체를 선물받아 천사들처럼 된다는 것 말고는 부활에 대해 아는 게 없다. 천사들처럼 된다는 것도 무슨 뜻인지 모르니 사실 아는 게 하나도 없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가 알 수 있고 무엇인가 할 수 있는 것은 육신생명이 다하는 시간까지이다. 많은 성인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자신의 생명과 맞바꾸면서 지켰다. 이제는 돼지고기 때문에 목숨을 걸지 않는다. 그렇다고 금요일에 고기를 먹지 않고 주일미사에 참례했다고 주님의 계명을 다 지킨 게 아니다. 영원한 생명을 주는 목숨과도 바꿀 수 있는 계명은 그 이상이다. 복잡하고 세속화된 세상은 점점 더 교묘하게 우리의 마음을 뒤흔들고 눈과 정신을 흐리게 한다.

 

성소자가 없어 수도회들이 문을 닫고 성직자들의 결혼을 허용한다고 해도 주님의 계명은 세상 마지막 날까지 남을 것이다. 세상이 변하듯 법도 바뀌겠지만 주님의 말씀과 계명은 늘 그대로이다. 변하지 않는 그 계명을 목숨을 걸고 지키는 사람은 이미 하느님과 함께 있다고 믿는다. 그의 그런 선택과 삶은 여기에서 저 세상을 가리킨다. 부활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지만 하느님처럼 되기 위해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안다.

 

예수님, 영원한 생명을 주는 말씀을 따릅니다. 세속화가 무조건 나쁘지는 않지만 저의 마음과 생각을 흔드는 것은 사실입니다. 또 흔들린다고 나쁘지 않습니다. 흔들리면서 더 굳건해지고 더 순수해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흔들릴 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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