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1월 25일 더 가깝게

이종훈

11월 25일 더 가깝게

 

총장 신부님의 메일을 받았다. 지난번 문의한 것에 대한 친절한 답변이다. 이분과 대화하다 보면 이분은 수천 명 회원의 이름을 다 외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지난번 총장 신부님은 어느 공동체의 강아지 이름까지 알려주기도 했었다. 이분들은 하느님께 특별한 은사를 받은 것 같다.

 

그분을 만나 대화하다 보면 나와 특별히 친하다는 착각이 들지만 그분은 모든 형제들을 그렇게 대하신다. 놀랍다. 그런데 하느님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사셨음을 기억하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그러니 주교나 성직자는 높은 사람이 아니고, 교회도 특정인에게만 제한적으로 열려 있는 곳이 아니다. 성직자는 쉬운 사람, 교회는 편안한 곳이어야 한다.

 

수도회 총장이시니 교황님도 만나 대화하신다. 그분은 교황님과 만나셨던 이야기나 세상에 보도되지 않는 교황님의 근황도 알려주시곤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듣다 보면 교황님도 더 가깝게 느낀다. 식당 벽에 사진으로 걸려 있는 두 분이 멀지 않게 느껴진다.

 

예수님은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시다. 그분은 아주 높은 왕궁도 접근하기 어려운 산속도 아닌 우리 동네 한가운데에 사셨다. 사람들과 아주 가깝게 사셨고 지금도 우리와 함께 계신다. 총장 신부님이 당신을 친구처럼 여기게 하고 교황님을 가깝게 느끼게 해주듯이, 성직자는 하느님을 가깝게 느끼게 해주고 교회는 고향집처럼 편안해야 한다. 우리 하느님은 그것을 바라신다고 믿는다. 아들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시는 그분의 사랑과 자비를 알고 느껴 세상이 당신을 믿고 사랑하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신다. 그분은 우리에게 남김없이 모든 것을 이미 다 주셨다.

 

예수님을 감동시켰던 세 사람을 기억합니다. ‘강아지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먹습니다(마태 15,27).’하며 딸에게서 마귀를 쫓아내달라고 했던 가나안 여인,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주님을 찾아뵙기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여겼습니다. 그저 말씀만 하시어 제 종이 낫게 해 주십시오(루카 7,6-7).’라고 했던 백인대장, 그리고 자신의 생활비 전부인 동전 두 닢을 헌금했던 그 과부입니다(루카 21,4). 이들의 공통점은 주님 앞에서 마음이든 물질이든 아무것도 남겨놓지 않았다는 겁니다. 주님도 그러셨으니 당신 마음이 그렇게 움직이지 않을 수 없으셨을 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직도 세상에 뭔가 있을 것 같은 쓸데없는 미련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남김없이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너그러운 마음을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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