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3일(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단순하고 순수한 신앙

이종훈

12월 3일(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단순하고 순수한 신앙

 

그들은 세상을 구원하신 분의 제자라는 호칭에 걸맞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그런데도 그들 일흔두 명은 선교지에서 놀라운 경험을 하고 돌아와 예수님께 그것을 보고하며 매우 기뻐하였다. 예수님도 아주 기뻐하셨다. 그리고 아주 중요한 것을 깨달으셨던 같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졌습니다(루카 10,21).”

 

아마 예수님은 그런 제자들을 파견하시면서 못 미더워하셨던 것 같다. 제자들이 보인 행태를 보면 예수님이 그러셨을 만하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들이 이룬 성공을 다르게 해석하여 그들에게 되돌려주셨다.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주었다. 이제 아무것도 너희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영들이 너희에게 복종하는 것을 기뻐하지 말고, 너희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루카 10,19-20).”

 

주님께서 우리들에게 원수의 모든 힘을 억누르는 권한을 위임하셨다. 우리는 백전백패하겠지만 예수님은 그 정반대이니 언제나 그분 편에 서서 그분의 이름으로 그것들을 물리친다. 그런데 세상은 성공과 승리를 두고 기뻐하지만 우리들은 그것보다는 여기서 한평생 주님과 편먹고 살았음을 행운으로 여기고 기뻐한다. 성공과 승리가 아니라 끝까지 주님 편에서 서있었음이 우리 행복의 근원이다.

 

단순한 것이 강하고 오래간다. 우리 신앙이 그래야 한다. 교리서가 저리 두꺼운 것은 하느님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믿지 못하고 자꾸 의심하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단순한 신앙이 우리가 직면하는 모든 문제와 세상의 도전에 답을 줄 수 없음을 잘 안다. 하지만 그 단순성과 순수성을 잃어버리면 우리는 세상의 그것들에 휘말려 들어가 점점 주님을 잊어버리게 될 것이다. 주님은 우리에게 성공하라는 계명을 주시지 않았다. 그 대신 바르고 착한 마음으로 말씀을 듣고 간직하여 인내로써 열매를 맺고 공짜로 얻은 이 영원한 생명을 잃어버리지 않는다(루카 8,15; 21,19).

 

구세주 예수님, 주님께 이 세상은 참 낯선 곳이었습니다. 당신께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 사람들에게는 어색하고 위험했으니 말입니다. 솔직히 그것들이 저에게도 아직은 주님처럼 그렇게 자연스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단순하고 순수한 믿음은 저를 계속 끌어당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을 안고 계시듯이 제 마음과 영혼도 그렇게 안아 주님께로 이끌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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