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6일 하느님의 바람

이종훈

12월 6일 하느님의 바람

 

계획했던 대로 그리고 계획했던 만큼 일을 마친 적이 거의 없다. 언제나 시간은 모자라고 기운은 달린다. 어떤 연구 발표에 따르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기 능력의 1.5배의 계획을 세운다고 한다. 그러니까 결과는 늘 목표 미달이다. 이런 줄 알면서도 또 그런다.

 

나만 그런 게 아니고 다른 사람도 그러니 공동체는 목표 미달이고 서로에게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되나 보다. ‘자기 자신을 믿으라’는 내용의 광고 문구를 심심치 않게 접한다. 말이 그렇지 처음부터 목표 미달인 나를 어떻게 믿나? 주눅 들지 말고 자신감을 가지라는 뜻으로 알아듣는다.

 

이런 죄인이 어떻게 하느님의 일을 할 수 있겠나? 그런데도 하느님은 그들을 부르셔서 당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보내시고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그들을 통해서 하신다. 나는 못 하지만 그분은 하실 수 있고, 나는 내키지 않지만 그분은 그 일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신다. 그러니 하실 수 있고 그것을 바라시는 분에게 맡긴다.

 

믿음은 그분이 내 안에서 일하실 수 있게 나의 시간과 육체를 내어드림이다. 주님 계신 곳에서는 이런 육체가 필요 없겠지만 여기서는 꼭 필요하다. 내가 없으면 미사와 설교는 누가 하고 컴퓨터와 운전은 누가 하나? 그분은 한국말도 계산기 사용법도 잘 모르실 거다. 그렇다고 나는 그분의 아바타는 아니다. 그분은 나의 자유의지를 존중하신다. 내 허락 없이 나의 것을 무단으로 점유하지 않으신다. 내가 그분의 뜻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분은 내 안에서 나의 것들을 사용하실 수 없다. 그래서 언제나 그분은 내 마음의 문을 두드리신다.

 

주님, 주님이 빚어 만드셨지만 이것들을 저에게 주셨습니다. 주님은 그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으시고 그것들을 좀 빌리자고 정중하게 제안하십니다. 그런데 사실 주님께서 정말 원하시는 것은 저의 육체나 재능이 아니라 제 마음이고 저 자신임을 압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양다리 걸치고 어정쩡하게 말고 하느님께 당신의 몸과 마음을 모두 드렸던 어머니처럼 반듯하고 당당하게 살 수 있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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