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2월 5일(성 아가타) 그분의 눈과 마음으로

이종훈

2월 5일(성 아가타) 그분의 눈과 마음으로

 

병원을 고르기 전에 여기저기 수소문하고 인터넷으로 검색도 하면서 병원과 의사의 경력을 알아본다. 내 몸을 맡기려니 이런 수고는 당연하다. 그의 경력과 자격증이 그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지는 못하겠지만 그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은 그것뿐인 것 같다.

 

이런 면에서 예수님은 세속적으로는 별로 내놓을 것 없었던 것 같다. 고향에서 예수님의 설교를 듣고 그분이 일으키는 치유의 기적을 보고 놀라면서도 사람들은 “저 사람이 어디서 저 모든 것을 얻었을까? 저런 지혜를 어디서 받았을까? 그의 손에서 저런 기적들이 일어나다니! 저 사람은 목수로서 마리아의 아들이며, 야고보, 요세, 유다, 시몬과 형제간이 아닌가? 그의 누이들도 우리와 함께 여기에 살고 있지 않는가?(마르 6,2-3)” 그러면서 그들은 그분을 못마땅하게 여겼다.

 

솔직히 예수님을 그렇게 평가하는 사람들을 무조건 비난하기 어렵다. 나도 그랬을 것 같기 때문이다. 예수님의 소문을 듣고 예루살렘에서 내려 온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이 베엘제불이 들렸고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마귀들을 쫓아낸다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마르 3,22). 이런 평가는 예수님 말씀처럼 모순이다. 이 정도는 아니지만 예수님 고향사람들처럼 그분을 의심했을 것 같다. ‘별로 내세울 것도 없는 그가 어떻게 저렇게 놀라운 일을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예수님도 이런 사람들의 반응에 놀라워하셨다(마르 6,6). ‘왜 믿지 않는 걸까? 바로 눈앞에서 사람이 살아났는데.’ 예수님과 우리는 같으면서도 달랐다. 참 많이 달랐다. 그분이 보셨던 세상과 우리가 보는 세상, 그분이 사람을 대하셨던 마음과 우리가 사람을 대하는 마음도 다를 것이다. 우리 서로 그분처럼 보고 그분처럼 대했다면 자연재해를 제외하고는 오늘날과 같은 비극들은 생겨나지 않았을 것이다.

 

예수님, 보고도 믿지 않고 듣고도 이해하려하지 않으니 참 답답하셨을 것 같네요. 이제 저의 일상 안에서는 예수님이 하셨던 일들은 더 이상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것은 저의 믿음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저의 믿음이 더욱 순수해져야하기 때문일 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언제나 그리고 죽는 날까지 하느님 편에서 하느님 쪽으로만 걸어갈 수 있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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