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2월 7일 의로움의 감각

이종훈

2월 7일 의로움의 감각

 

예전에는 세례자 요한의 죽음 이야기를 읽으면 성인의 처지와 당한 일이 너무 억울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대피정 때 예수님의 죽음을 묵상하면서 눈물도 흘렸던 것 같은데, 이제는 그렇지 않으니 내 안에서 뭔가가 잘못됐나보다.

 

착하고 의로운 이들이 당하는 고통과 억울한 죽음이 많아져서 마음이 무뎌진 것일까? 어느 TV 드라마에서 나온 대사처럼 무조건 색깔론을 들이대고,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조차 이해타산에 맞춰 옳고 그름을 따지며, 자신의 이익을 정의의 기준으로 삼는 세상에 익숙해진 것일까? 그런 세상을 비판하고 비난하는 것도 지쳐버린 것일까?

 

그렇지 않기를 바란다. 죄에서 자유로워지지는 못해도 세상속물로 살아갈 수는 없지 않나? 눈물은 흘리지 못해도 불의에 대해서는 ‘아니오.’라고 크게 말해야 한다.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회개의 여정을 포기할 수는 없다. 그 한심한 헤로데도 요한을 의롭고 거룩한 사람으로 알고 그를 두려워하며 보호해 주지지 않았던가. 자신이 저지른 어이없는 잘못으로 괴로워했던 나머지 예수님 소식을 듣고 “내가 목을 벤 그 요한이 되살아났구나(마르 6,16).”하며 두려워했다.

 

“의인들의 영혼은 하느님의 손안에 있어 어떠한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어리석은 자들의 눈에는 의인들이 죽은 것처럼 보이고 그들의 말로가 고난으로 생각되며 우리에게서 떠나는 것이 파멸로 여겨지지만 그들은 평화를 누리고 있다. 사람들이 보기에 의인들이 벌을 받는 것 같지만 그들은 불사의 희망으로 가득 차 있다(지혜 3,1-4).” 지혜서가 말하는 의인처럼 고통을 받지는 않더라도 인간의 보편적인 가치가 왜곡되고 무너지는 현실에 결코 무관심하고 의로움의 감각이 무뎌지지는 않는다. 그랬다가는 나중에 주님을 뵙는 고통을 감당할 수 없을 거다.

 

예수님, 주님을 따르는 건 어렵거나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늘 교묘한 유혹과 혼란에 자주 비틀거리게 됩니다. 맑은 마음으로 언제나 진리를 찾으며 반듯하게 걷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바르게 걸어가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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