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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2월 29일 종교가 아니라 자비

이종훈

2월 29일 종교가 아니라 자비

 

하느님은 우리가 거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하셨다. 하느님이 거룩하시기 때문이다(레위 11,45; 19,2). 하느님을 우리에게 보여주신 예수님은 우리가 하느님처럼 완전해져야 한다고 하셨다.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햇빛을 비추어주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시는 하느님처럼 원수와 박해하는 이들을 포함해 모든 이를 사랑해야 완전해진다(마태 5,45). 그들은 하느님처럼 자비로운 사람들이다(루카 6,36).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보다 의롭지 못하면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고 하셨다(마태 5,20). 이는 충격을 넘어 절망적인 말씀이었을 것이다. 일주일에 단식을 두 번씩이나 하고 소득의 십분의 일을 바치고 게다가 매일 율법을 연구하며 철저하게 율법을 준수하는 이들보다 어떻게 더 의로워질 수 있단 말인가.

 

예수님은 자비로우신 하느님의 얼굴이다. 예수님을 보면 하느님을 뵙는 거였다(요한 14,9). 예수님은 화도 내시고 울기도 두려워하기도 하셨지만 그분은 완전하셨다. 당신을 십자가에 매단 이들까지 사랑하셨기 때문이다(루카 23,34). 그런 분이니까 죄인들을 부르시고 그들과 식사하시며 그들의 친구가 되어주셨다(마태 11,19). 그들에게도 해가 떠올라야 하고 비가 내려줘야 했으니까. 그게 하느님의 마음이다.

 

종교적인 의무를 다한다고 거룩해지지 않는다. 의식 예절을 철저히 지킨다고 완전해지지 않는다. 자비를 베풀어야 완전해지고 거룩해진다. “네가 네 가운데에서 멍에와 삿대질과 나쁜 말을 치워 버린다면 굶주린 이에게 네 양식을 내어 주고 고생하는 이의 넋을 흡족하게 해 준다면 네 빛이 어둠 속에서 솟아오르고 암흑이 너에게는 대낮처럼 되리라(이사 58,9-10).” 남의 것도, 남는 것도 아니라 나의 것을 어려운 이웃에게 주어야 한다. 그러고 보니 예수님은 당신 것을 남김없이 다 내어주셨다.

 

예수님, 종교가 아니라 자비와 사랑이 우리를 거룩하게 합니다. 감염의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가는 의료진들과 그들에게 숙소를 제공해 주는 사람들, 임대료를 깎아주거나 아예 받지 않는 사람들, 어려운 이웃에게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무료로 나누어주는 사람들 이들이 거룩하고 의로운 사람들입니다. 걷힐 것 같지 않은 짙은 이 어둠 속에서 그들은 희망의 빛이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증거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이 어둠 속에서 그런 희망의 빛이 더욱 밝아지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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