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6월 13일(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기념일) 새로운 세상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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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3일(파도바의 성 안토니오 기념일) 새로운 세상

 

교회 신문을 펼치면 대부분 성직자 수도자들의 이야기들이다. 평범한 그리스도인들이 세상 사는 이야기가 더 궁금한데 아쉽다. 그러고 보니 성경도 하느님 이야기다. 신약성경은 예수님이 하셨던 말씀과 행적 그리고 사도들의 이야기인 것 같다.

 

그러나 다시 잘 생각하니 복음서는 예수님의 전기나 어록이 아니라 예수님이 사람들을 만나시는 이야기이다. 성경은 하느님이 사람들을 만나시는 이야기로 가득 차있다. 하느님이 먼저 당신을 드러내셔서 우리가 하느님을 알게 됐으니, 우리가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를 만나시는 이야기이다. 하느님이 먼저 우리를 부르시고 만나러 오신다.

 

요즘은 모임과 만남 자체가 부담스럽다. 그런 중에 교회는 조심스럽게 미사와 작은 모임들을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물리적으로뿐만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교우들이 성당에서 멀어진 것 같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정말 그럴까? 감염의 위험을 피하기 위해 자리를 띄엄띄엄 앉아야 하니 참석 수가 평소보다 확연히 줄어들 수밖에 없고, 그런 분위기가 싫거나 양보 아닌 양보를 하느라 성당을 찾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 같다. 하지만 우리 교우들이 마음으로도 하느님에게서 멀어졌을 것 같지는 않다. 인류 전체가 코로나 종식을 바라는데 이를 위해 기도하지 않는 교우들이 과연 있을까, 그리고 먹고살기 위해 매일 외부 사람들을 만나고 부딪쳐야 하는데 어떻게 하느님을 찾지 않을 수 있겠나. 하느님은 그전보다 우리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오셨을 것이다. 지금 당신의 자녀들인 우리가 이렇게 많이 힘들고 불안하고 두렵기까지 하니 말이다.

 

일상 복귀를 바란다지만 다시 잘 생각해보면 그때에도 세상은 갖가지 문제로 시끄럽고 우리는 수많은 문제로 힘들고 불안하고 두렵다고 했었다. 우리의 바람은 그런 일상으로 회귀는 아니다. 우리는 새로운 세상 그리고 달라지고 조금은 더 성숙해진 우리를 바란다. 성당에서 멀어졌다고 하느님을 등진 게 아니다. 성체성사와 고해성사를 받는 게 불편해진 게 안타깝지만 성당 공간이 부족하니 미사를 더 많이 하고 고해성사 시간을 더 늘리거나 교우들이 원하면 언제나 고해성사를 할 수 있게 하면 될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지금 참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이 어려운 시간을 잘 보내면 은혜로운 시간이 될 것이다. 과거로 회귀하는 건 하느님의 뜻이 아닐 거다. 이 시간을 잘 보내 좀 더 성숙해지기를 바라시며 우리를 도와주고 이끌어주실 거다. 그분은 우리의 아버지시니까.

 

주님, 생전 처음 겪는 일들이라 참 어렵지만 그렇다고 불평만 하며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지 않습니다. 다른 때보다 더 귀를 세워 주님의 말씀을 듣고 마음을 모아 지혜를 청합니다. 저희는 잃어버린 일상이 아니라 주님의 마음 안에 있는 새로운 세상을 찾아갑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수난과 죽음을 앞둔 어린 아드님을 안으셔서 인류구원을 이룩하게 도우셨으니, 저희도 이 어려운 시간을 잘 보내서 더 성숙하고 거룩한 자녀로 거듭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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