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6월 23일 순수한 지향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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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 순수한 지향

 

몇 해 전에 한 공직자가 국민들을 개돼지에 비유했다가 공분을 사서 심하게 야단을 맞은 적이 있다. 평범한 국민들은 배부르고 등 따시면 만사 오케이라는 생각이다. 대다수 사람들이 먹고 사느라고 바빠 철학적이고 어떤 심오한 것들에 관심을 갖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람들이 먹고 자는 것만 추구하며 살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런 것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지 못해 속상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배부르고 등 따신 게 삶의 목적은 아니다. 인간은 의미를 찾는 동물이다. 예수님은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고 말씀하시며 유혹하는 자를 물리치셨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의 말씀과 삶을 통해서 하느님의 뜻을 찾고 그에 순종하려고 애쓴다.

 

권력자들은 순종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의 손쉬운 먹잇감이 되곤 했다. 어떤 때는 잔인하게 살해되는 구경거리로, 또는 반대하는 이들을 위협하는 수단으로 이용돼서 그리스도인들이 처형되기도 했다. 우리는 폭력을 거부하고 스승이며 주님이신 예수님도 순한 어린양처럼 희생되셨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자신이 그리스도의 대리자임을 내세워 교우들에게 복종을 요구하는 사제들도 있다고 한다. 참으로 속상한 일이다.

 

이제는 최소한 우리나라에서는 신앙 때문에 폭력적인 박해를 받는 일은 없다. 오히려 믿는 대로 살지 못하고 그리스도인 답지 못하다고 비난받는다. 그러면 그리스도인 다운 것은 어떤 것일까? 권위자에게 순종하고 법과 규칙을 잘 지키는 사람일까? 자선 봉사 희생에 익숙한 사람일까?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 것 같다. 사실 예수님과 순교자들은 법과 규칙을 어긴 범죄자로 여겨졌다. 그리고 무신론자도 선행을 한다.

 

그리스도인의 삶을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오늘은 이렇게 정의하고 싶다.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에서 충실하게 살지만 마음을 하늘로 점점 드높이는 사람들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의무와 소명이 있다. 부모는 좋은 부모가 되려고 노력하고, 농사짓는 사람, 가르치는 사람, 연구하는 사람, 집 짓는 사람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인류의 보편복지와 공동선을 이루는 일에 참여한다는 믿음으로 충실하게 일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 위에 또는 이렇게 충실하게 사는 근본적인 이유는 단 하나,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당신의 실패와 죽음도 아버지의 뜻이 이루어지기 위함이라고 믿으셨다.

 

예수님, 주님이 세상에서 사셨던 목적은 단 하나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두렵고 떨리지만 저도 주님의 그런 지향을 품습니다. 순종의 덕을 닦다 보니 때론 이용당할 때도 있어 많이 속상하지만 그래도 어디 주님만 하겠습니까? 때론 길을 잘못 들기도 하지만 그 지향만은 선하니 주님께서 바로잡아 주십시오. 이용당하는 건 정말 싫지만 그건 제 죄는 아니니 제 알 바 아니라고 가르쳐주시고, 그럴 때마다 언제 어디서나 무엇을 하든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만을 바라는 지향을 새롭게 가지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두 천사가 가져온 아드님의 수난과 죽음의 도구들이 인류 구원의 도구가 되었음을 깨닫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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