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7월 16일 온유하고 겸손하기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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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6일 온유하고 겸손하기

 

최근 세상을 떠난 두 인물에 대한 엇갈린 평가로 세상이 시끄럽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으니 산 사람, 남아 있는 사람들이 하는 말들이다. 치켜 올리려는 사람, 깎아내리려는 사람들만 있는 것 같다. 자신의 입맛대로 하는 평가보다는 시간과 역사가 그들을 제대로 평가해 줄 것이다.

 

이 또한 세상의 평가이긴 하지만 세상에는 명곡과 명작들이 있다. 오랜 시간이 흘러도 여전히 감동적이고 멋진 그리고 그 분야의 한 이정표가 되는 작품들이다. 살면서 그런 것을 만들 수 있으면 참 좋겠다. 세상에 나의 이름을 남겨서가 아니라 그러려면 참된 것과 영원한 것에 가까워야 하기 때문이다. 성경이 영원한 베스트셀러인 것처럼 말이다. 그것은 세상이 끝나는 날까지 사라지지 않을 하느님의 말씀이고,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관한 책이기 때문이다.

 

왜 사나? 구원이 종교적인 말이라 피한다면 죽지 않고 영원히 살기 위해서 사는 것 같다. 생물들의 생식 본능도 영원한 삶을 지향하는 생존본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육체적으로는 죽어야 할 운명이니 후손의 마음 안에서라도 살아 있으려는 바람 같은 것이다. 숲은 겉으로는 평화롭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먹고 먹히고, 지배하고 당하며, 살기 위해 치열한 생존경쟁 중이다. 내 안에 그리고 우리 안에 유전자처럼 들어있는 경쟁의식과 성공지향적인 바람도 그와 비슷하다. 칭찬과 용서보다는 비난과 험담이 훨씬 더 쉬운 것도 아마 그 때문일 것 같다.

 

설령 성경책이 더 이상 출판되지 않는다 해도 오늘 들은 예수님의 이 말씀은 사라지지 않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질 것 같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 11,28).” 가장 하느님답고, 종교가 다르거나 없어도 끌리는 예수님의 말씀이고 약속이다. 이는 우리 모두 사느라고 고생하며 무거운 짐들을 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가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치열하게 경쟁하여 승리하고 성공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으로 들린다.

 

임산부는 극심한 진통 끝에 한 생명을 출산하지만, 구원을 위한 인간의 노력은 허무한 것 같다. 이사야서는 이를 이렇게 표현했다. “저희가 임신하여 몸부림치며 해산하였지만 나온 것은 바람뿐. 저희는 이 땅에 구원을 이루지도 못하고 누리의 주민들을 출산하지도 못합니다(이사 26,18).” 예수님 말씀대로 ‘육신은 죽여도 영혼은 죽이지 못하는 자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오히려 영혼도 육신도 지옥에서 멸망시키실 수 있는 분을 두려워하고(마태 10,28), 그분만을 바라고 의지하며 살아야 한다. 그런 이들이 영원히 산다.

 

예수님, 주님은 살아도 보고 죽어도 보셨으니 삶이 무엇인지 잘 아십니다. 하느님을 알고 그분을 두려워하며 사랑하는 게 제가 사는 이유이고 목적이라고 믿습니다. 영화가 끝나야 감독의 제작 의도를 알듯이 인생이 끝나야 그 의미를 안다지만 그때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습니다. 다 알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주님 말씀을 믿습니다. 편히 쉬게 해주시겠다는 약속을 믿고 주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배워 익힙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늘 깨어 아드님이 삶과 죽음으로 보증한 이 약속을 기억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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