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8월 17일 버리고 따르기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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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7일 버리고 따르기

 

어느 날 예수님을 찾아와 영원한 생명을 얻는 길을 물었던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란 아주 반듯한 청년이었던 것 같다. 계명을 잘 지키며 착하게 사는 데도 그에게는 해소되지 않는 갈증이 있었다. 그런 갈증은 그가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예수님이 제시한 해법,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를 수는 없었다. 그래서 슬퍼하며 떠나갔다.

 

예전에 귀족이 수도원에 가면 그의 하인도 함께 갔다고 한다. 그가 수도 생활을 할 수 있게 뒷바라지해 주기 위해서였단다. 지금은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그땐 그럴 수 있었단다. 그는 수도원 생활을 따라갈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주님 뒤를 따라가지는 못했을 것이다. 재산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도 버려야 따라갈 수 있는 길인데 그렇게 가진 게 많아서는 한 걸음 떼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예수님 말씀대로라면 계명을 잘 지키면 하늘나라에 간다(마태 19,17). 하느님 살아계심을 믿고 우상숭배하지 않고 부모 공경하고 이웃에게 친절하고 어려운 이웃들 도와주며 착하게 살면 된다. 하느님 사랑, 이웃 사랑이 완벽하지는 않아도 최소한 그 반대로 살지만 않으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왜냐하면 나름 노력하고 무엇보다도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에 희망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확신이 생기지 않는다면 예수님께 더 가까이 가면 된다. 예수님처럼 하느님의 뜻을 위하여 모든 걸 버린다. 사도 바오로처럼 그런 것들을 빨리 내다 버릴수록 좋은 쓰레기처럼 여긴다(필리 3,8). 오늘날 글자 그대로 따르는 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하다. 그 대신 지금 내 것이라고 여기는 것들, 재산은 물론이고 이 몸까지도 잠시 빌려 쓰는 중이라고 여기면 되겠다. 다 빌린 것이니 깨끗하게 잘 쓰고 돌려줘야 한다. 그러면 마음이 가벼워져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는 게 훨씬 수월하고 하늘나라가 더 가깝게 느껴질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 5,3).”

 

예수님, 버리는 게 쉽지 않으니 처음부터 아예 갖지를 않습니다. 여기서 버리면 거기서 받고, 여기서 가난해지면 거기서 부유해집니다. 주님을 더 가까이서 따르려고 버리고 또 갖지 않습니다. 특히 이 고약한 제 의지를 떼버립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왜?”가 아니라 어머니처럼 “예.”라고 대답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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