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8월 28일(성 아우구스티노 기념일) 사랑받음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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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8일(성 아우구스티노 기념일) 사랑받음

 

"한 사제가 산책길에 한 할아버지를 만났다. 같이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나기를 만나 처마 밑에서 비를 피했다. 대화가 끊기자 할아버지는 낡은 기도서를 꺼내 소리 내어 기도하기 시작했다. 그걸 지켜보던 사제는 “하느님과 아주 친하시네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 할아버지는 미소를 지으며 작은 목소리로 “하느님이 나를 아주 좋아하세요.”라고 대답했다." (「좋은 삶으로의 초대」부산가톨릭대학교출판부, p.84-85)

 

이 이야기를 읽고 나도 모르게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더 이상 그 책을 읽을 수 없었다. 소박하지만 큰 충격이어서 책을 덮었다. 하느님을 믿는 것보다 하느님이 나를 좋아하신다는 고백이 더 위대한 신앙이다. 참 이상하다. 거의 매일 매번 하느님은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말하는데 왜 그럴까. 하느님이 나를 좋아하신다는 걸 믿기 참 어렵다.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는 계명은 하느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믿음에서 생겨났을 거다. 그 의무는 그 큰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서가 아니라 그에 대한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래서 하느님이 나를 좋아하고 사랑하신다는 믿음은 내가 선하고 윤리적으로 살게 하는 힘이다. 나를 믿고 사랑하시는 분을 슬프게 해드리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세례를 받으실 때 예수님은 아버지의 말씀을 들으셨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11; 루카 3,22).” 예수님도 이 말씀의 힘으로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까지 견디어내실 수 있었을 거다.

 

까만코는 내가 만져주는 걸 좋아하지만 하얀코는 경계하며 주는 사료를 먹기만 했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하얀코가 까만코를 밀치며 자기 먼저 만져달라고 몸을 맡겼다. 이 고양이들은 앞으로 야생에서 살아가야 하는데 이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쓰다듬어 준다. 의식하든 그렇지 못하든 우리 모두는 사랑받기를 원한다. 그리고 하느님은 나를 좋아하신다. 설령 여인이 제 몸에서 난 아기를 잊는다고 해도 하느님은 나를 잊지 않으신다고 했다(이사 49,15). 그러니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까지 겪어내신 예수님의 사랑에서 나를 떼어낼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로마 8,38-39). 믿기 어려워도 있는 힘을 다해 믿어야 한다.

 

예수님, 주님은 종이라고도 불릴 수 없는 저를 친구라고 부르십니다. 솔직히 그런 대우가 아직 어색하고 잘 믿어지지 않습니다. 주님은 세상 모든 사람이 이걸 알고 믿기를 바라십니다. 그러면 서로 사랑하는 게 훨씬 더 쉬울 것이고 용서하고 이해하는 게 그렇게 큰 짐이 되지 않을 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의 사랑은 느낄 수 있지만 하느님의 사랑은 믿어야 합니다. 저의 경험의 끝은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그 마음으로 주님을 부르니 주님이 저를 좋아하신다는 걸 믿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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