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1월 23일 불꽃이 꺼지지 않게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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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3일 불꽃이 꺼지지 않게

 

날이 추워진다고 해서 마당에 쌓아놓은 목재들 안에 작은 공간을 만들었다. 고양이 집이다. 어떻게 알았는지 두 녀석이 그곳을 들락날락한다. 좋아하는 눈치다. 한 녀석은 속에 탈이 났는지 한 이틀은 밥을 통 먹지 않는다. 한 녀석이 괜찮아지니 이제 다른 녀석이 먹지 않는다. 참 사는 건 힘들다. 생명은 분명 축복인데 그 불꽃을 꺼뜨리지 않는 게 쉽지 않다.

 

거리 두기 단계를 격상한단다. 자영업자들이나 소상공인들은 가뜩이나 어려운데... 걱정이고 참 미안하다. 여유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나누면 좋겠는데... 꿈같은 얘기다. 아무 도움도 안 되겠지만 나라도 돈을 막 써야 할런가 보다. 이 사태가 빨리 진정되었으면 좋겠다. 다시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바란다. 그런데 우리가 그토록 바라는 게 고작 그전의 일상이라는 게 이상하다. 사실 그때도 사는 게 힘들다고 했다. 사는 게 뭘까 또 묻게 된다.

 

오늘 복음은 가난한 과부의 헌금 이야기다. 그는 정말 적은 돈을 헌금했다. 성전 운영에는 있으나마나 한 액수다. 그러나 하느님은 감동하셨다. 예수님은 그 보잘것없는 헌금에 깊은 감동을 받으셨다. 왜냐하면 그가 가진 것을 전부 바쳤기 때문이다. 성전의 자선활동으로 아마 그 과부는 정기적으로 생활비를 지원받았을 거다. 그러니 그의 헌금은 하느님께 자신의 생명을 맡긴다는 그의 신앙고백이고 받은 생명을 되돌려드린다는 의미였다. 부자들은 그의 헌금을 보지도 않았겠지만 예수님은 감동을 받으셨다. 당신의 마음도 그렇기 때문이었을 거다. 아버지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그분의 뜻만을 생각하는 당신의 마음이다. 생활비 전부를 바친 과부의 마음이다.

 

오래전에 한 젊은이가 식당에 가면 신부님 옆에 있으면 맛있는 거 많이 먹는다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 어른들이 신부님에게 좋은 자리를 내주고 좋은 음식을 차려주기 때문이다. 그처럼 하느님 곁에 찰싹 달라붙어 있으면 산다. 하느님께 다 드리면 영원히 산다. 사실 따지고 보면 넉넉하고 걱정 없던 때는 없었다. 우리가 돌아가기를 바라야 할 곳은 그전의 일상이 아니다. 또다시 하느님의 뜻이다. 하느님 안에서는 생명의 불꽃이 영원히 꺼지지 않는다.

 

하느님, 제게 주셨지만 돌려드립니다. 더 크고 깊게 만들어 나중에 한 번에 되돌려드리려는 마음보다 필요 없으시겠지만 지금 이대로 매일 드립니다. 사는 게 무거운 짐을 지는 것처럼 느껴질 때 예수님의 이 말씀을 기억합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에게 배워라. 그러면 너희가 안식을 얻을 것이다. 정녕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 11,28-30).”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생계를 걱정하는 형제자매가 없게 도와주소서. 제가 무엇을 해야 하는 지도 가르쳐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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