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7일(성 암브로시오 기념일) 회복(+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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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7일(성 암브로시오 기념일) 회복

 

본래 수련은 힘들고 재미없다. 같은 것을 반복하니 지루하고 원하는 만큼 잘 되지 않아 자주 실망한다. 덕을 쌓는 일도 마찬가지다. 운동선수들은 몸에 익히려고 훈련하고,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마음에 익히려고 수련한다.

 

우리의 목표는 친구를 위해 목숨을 내놓는 가장 큰 사랑이고 그 모범은 예수님이다. 인간은 이기적이라서 이타적인 행동인 사랑이 어렵다고 한다. 마치 흐르는 물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다. 그런데 예수님은 수련을 통해서 애덕을 쌓거나 사랑을 익히신 것 같지 않다. 그분에게 사랑은 아주 자연스러워 보인다. 본래 그런 분이셨던 것 같다. 그분이 우리 모범이라면 우리의 수련은 할 수 없는 걸 익혀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잃어버린 걸 되찾아가는 과정이다. 본래 우리는 이기적이지 않았다. 첫 인류가 뱀을 만나기 전까지는 알몸이어도 부끄럽지 않고(창세 2,25), 서로 경쟁하고 시기하고 싸우지 않아도 되는 하느님이 가장 아끼고 마음에 들어 하시는 피조물이었다.

 

예수님이 우리 모범인 것은 그분이 본래 우리 모습, 우리가 잃어버린 그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계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모습으로 만들어졌다(창세 1,27). 고모는 아직도 형님과 나의 목소리를 구분 못 하신다. 닮은 건 바뀌지 않는다. 그것은 그대로 내 안에 있다. 인간은 이기적이라는 핑계 대지 말고 내 안을 잘 들여다보자. 그러면 알게 된다, 내 안에는 탐욕과 폭력성도 있지만 그와 동시에 예수님 말씀처럼 살고 싶은 거룩한 욕망도 있다는 걸. 후회와 뉘우침이 바로 그 증거다.

 

예수님은 지붕을 뜯고 내려진 중풍 병자를 그 친구들의 믿음을 보시고 곧바로 고쳐주셨다. 치료를 위한 주술이 아니라 죄의 용서를 선언하셨다. “사람아,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루카 5,20).” 그 당시 사람들은 병은 죄의 결과이고 죄를 용서받으면 회복된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예수님이 그렇게 생각하셨는지 모르지만, 그가 회복되기를 바라셨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거기 있던 모든 이들, 그리고 구시렁대던 그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도 그렇게 되기를 바라셨을 것이다. 그렇게 되는 길은 너무 쉽다고 이사야 예언자가 알려줬다. “그분께서 그들을 위해 앞장서 가시니 바보들도 길을 잃지 않으리라(이사 35,8).” 아주 쉬워 어린이도 바보도 갈 수 있는 길이다. 그러니 몰라서가 아니라 하려고 하지 않아서 그 길을 못 찾는 거다.

 

주님, 사랑의 기쁨을 압니다. 그래도 저런 사람을 위해서 목숨을 내놓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죄인을 구하시려고 아들을 내놓는 하느님의 사랑을 어떻게 알아듣겠습니까? 지붕까지 뜯어낼 정도로 주님을 신뢰했던 그들의 믿음을 감히 청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걸어가게 도와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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