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2월 3일 하느님의 훈육(+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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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2월 3일 하느님의 훈육

 

일어나 스위치를 누르면 스탠드 등이 켜진다. 손가락으로 화면 몇 번 누르면 며칠 후 필요한 물건이 배달된다. 누군가 밤새 발전소를 지켜줬고, 누군가 그 물건을 운반해 줬기 때문이다. 돈 받고 하는 일이라지만 나에겐 분명 고마운 사람들이다. 나도 가장 정신이 맑고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가장 좋은 시간에 하느님의 말씀을 전한다. 몇 안 되는 사람이지만 그들에게 도움이 될지 모를 영혼의 양식을 만든다. 이렇게 우린 서로 도우며 큰 공동체 안에서 함께 산다.

 

자신의 자리를 잘 지켜주는 건 이웃사랑의 한 부분이다. 기계가 아니니 한결같음이 쉽지 않다. 높게 쌓은 축대의 돌처럼 내 자리에서 내 마음대로 빠져나올 수 없다는 중압감에 힘들 때도 있다. 어린 자녀를 키우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홀로 눈물을 떨구는 초보 부모들의 마음이 이럴 것 같다. 강요된 희생처럼 보이지만 피할 수 없는 운명 같은 것이다.

 

나는 선택해야 한다. 잠시 보류할 수는 있어도 외면할 수는 없다. 선택의 시간은 외롭다. 너무 외로울 때는 자유의지를 하느님께 되돌려드리고 싶다. 그런 시간은 여러 형태로 반복된다. 그런데 그리스도인만 이런 시간을 맞는 게 아니다. 신앙 때문에 겪는 시련이 아니라는 뜻이다. 반대로 신앙은 외로움의 고통을 덜어주고 새로운 삶의 문을 열어준다. 그런 외로움은 하느님과 단둘이 만나는 장소가 되기 때문이다.

 

오늘 독서에서 히브리서가 말하는 시련(히브 12,7)은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것들과는 결이 다른 줄 안다. 하지만 더 큰 선과 사랑을 선택하려는 노력이라는 차원에서는 이것을 주님께서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라고 여겨도 좋을 것 같다. “여러분의 시련을 훈육으로 여겨 견디어 내십시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자녀로 대하십니다. 아버지에게서 훈육을 받지 않는 아들이 어디 있습니까? 모든 훈육이 당장은 기쁨이 아니라 슬픔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것으로 훈련된 이들에게 평화와 의로움의 열매를 가져다줍니다(히브 12,7.11).” 어른이 되고 어떤 형태로든 좋은 부모가 되는 길은 인내와 희생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그리고 그래야 진정한 하느님의 자녀이고 하느님처럼 자유로워진다.

 

예수님, 주님이 십자가 죽음을 받아들이신 건 죄인을 좋아하고 사랑하셨기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 하느님을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하느님 사랑이 저희를 구원하였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본성을 거스르는 거룩한 도전들을 하느님이 주시는 사랑의 훈육으로 여기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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