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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나해 8월 11일 약속의 땅(+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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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8월 11일 약속의 땅

신명기는 이스라엘에서 모세와 같은 예언자는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주님께서 얼굴을 마주 보고 사귀시던 사람이었다(신명 34, 10). 그의 하느님과의 친밀 또는 우정은 이스라엘을 노예 생활에서 탈출시키고 힘겨운 광야 생활을 견디어내게 했다.

모세는 광야에서 40년을 헤매며 천신만고 끝에 약속의 땅 앞에 다다랐지만 멀리서 바라만 보았을 뿐 그 땅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다. 그는 거기서 죽어 묻혔다. 그가 그 땅에 들어가지 못한 것은 그가 자격이 없거나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럴 필요가 없어서였을 것 같다. 그는 이미 하느님과 사귀며 아주 친해졌기 때문이다. 그는 죽을 때에 눈이 어둡지 않았고 기력도 없지 않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가 묻힌 곳을 아무도 모른다고 했다. 위대한 예언자 엘리야처럼(2열왕 2, 11), 또 하느님과 함께 살다가 사라진 에녹처럼(창세 5, 24) 하늘로 불려 올라갔다고 명시적으로 증언하지 않지만, 그는 하느님과 함께 있음을 암시하는 것 같다.

이스라엘에게 가나안이 약속의 땅이었다면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는 예수님이 바로 그 땅이다. 우리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모여 그분이 주신 계명을 지키며 함께 산다. 우리는 홀로 산 속에서 고행하고 수덕하며 살지 않는다. 함께 살며 서로 사랑한다. 아니 사랑을 익힌다. 용서를 배우고 인내의 덕을 쌓고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이웃에게 너그럽게 대해주도록 노력한다. 거칠고 폭력적이고 이기적인 세상 한복판에서 마치 이리 떼 속에서 사는 어린 양들처럼 산다. 우리는 배타적이고 오만한 공동체가 아니다. 개방적이지만 주님의 계명을 고집스럽게 지킨다. 우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느님이 이루어 주신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모인 곳에 주님이 함께 계시기 때문이다(마태 18, 19). 예수님이 여기서 사실 때 아버지 하느님께 청하는 것은 다 들어주셨고, 부활하신 예수님은 세상 끝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겠다고 약속하셨으니 그분 이름으로 모인 이들이 한마음으로 청하는 것은 곧 예수님이 청하는 것이다. 예수님은 우리를 믿고 당신의 일을 맡기셨다.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님의 몸으로 그분이 하셨던 일을 이어나가고, 그분의 수난과 죽음을 따라 겪는다. 그리고 그분처럼 부활한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일하고 같이 경험한다.

예수님, 함께 사는 게 쉽지 않지만, 혼자 살면 어른도 부모도 될 수 없습니다. 서로 사랑하며 주님과 친해지고 주님과 친해질수록 사랑이 더 수월해집니다. 아직 완성되지 않아 실수하고 주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립니다. 어쩌자고 못난 저희를 믿고 구원의 신비를 맡기셨는지 모르겠지만 주님께서 실수로 그러셨을 것 같지는 않으니 저희에게 그런 능력을 주셨음을 믿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교회의 이콘이시니 저희가 어머니처럼 이웃과 세상을 대하게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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