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8월 23일 한국 교우의 신앙(+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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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8월 23일 한국 교우의 신앙

언젠가 미사로 하루 피정을 잘 마치고 순례객들에게 인사하려고 성당 문밖에 서 있었다. 마침성가가 채 끝나기도 전에 한 교우가 급하게 달려 나와 미사 중에 자신이 큰 죄를 지었다고 했다. 그 죄는 성체를 받는 두 손의 위치가 틀렸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괜찮다고, 그거 죄 아니라고 말했지만, 속으로는 매우 당황했었다.

이 경험을 나눴더니 한 수녀님이 한국 사람은 에니어그램 1번, 완벽주의자라는 말이 있다고 했다. 형식을 지나치게 따진다는 뜻이다. 예의를 잘 갖추어야겠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그 본질에 다가가지 못한다. 하느님은 사람이 되셔서 우리 동네 사셨다. 그리고 이곳저곳 다니시며 종처럼 사람들에게 봉사하시면서 우리와 가까워지려고 하셨다. 하느님이 먼저 우리에게 다가오셨다. 모든 사람이 그분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분을 미워하는 사람이 생길 정도로 그분은 사람들과 가까우셨다. 하느님을 미워하다니 상상도 못할 일이다.

예수님은 사람들에게 아버지 하느님, 특히 그분의 마음과 사랑을 알리고 그분의 나라로 초대하셨다. 예수님을 뵈면 곧 하느님을 뵌 것이고, 예수님과 친해지고 그래서 그분을 좋아하고 사랑하면 하늘나라에 사는 것이다. 사랑하면 할수록 그분의 말씀을 잘 들을 것이기 때문이다.

“불행하여라, 너희 위선자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아! 너희가 사람들 앞에서 하늘나라의 문을 잠가 버리기 때문이다(마태 23, 13).” 홧김에 어떤 사람을 욕하고 저주하지만, 마음이 언짢아져 금방 후회한다. 예수님이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불행하기를 바라셨을 리가 없다. 열심히 살지만 그것의 참된 목적을 잊어버리고 다른 사람들까지 그렇게 만드니 참으로 안타깝고 슬프셨던 거다. 율법을 철저히 지키는 사람은 깨끗한 유리벽을 통해 진리를 아주 잘 본다고 한다. 그런데 그 유리벽 때문에 진리에 다가가지 못한다. 예수님과 친해지지 못하니 하느님과 포옹할 수 없다. 신앙이 굳건해지고 순수해진다는 건 유리벽을 깨끗이 닦는 게 아니라 오히려 그 벽을 부수고 예수님과 친구, 가족이 되고 그분과 하나가 되는 것이다.

예수님, 주님 앞에서 공손하고 특히 사람들 모인 곳에서는 더욱 조심하지만 그렇다고 주님을 어려워하고 불편해하는 것은 아니니 속상해하거나 슬퍼하지 마십시오. 한국 사람은 대부분 다 그렇습니다. 유리벽은 완전히 부술 수는 없을 것 같으니 주님과 친해지는 다른 길을 찾아보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을 그렇게 소개해주시니 예수님이 만만해 보이고 나아가 안아주고 위로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드님과 더 친해지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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