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8월 2일 친구 하느님

이종훈

8월 2일 친구 하느님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할 정도로 친했던 모세는 어느 날 하느님과 그렇게 대화하고서는 하느님처럼 얼굴빛이 하얗게 빛났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에게 가까이 다가서기를 두려워하였다(탈출 34,30). 아마도 하느님을 뵌다고 여겼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불꽃놀이를 보면 기뻐 환호하는 사람인데, 왜 그들은 그 빛만은 두려워했을까? 왜 하느님 뵙기를 두려워할까? 아마도 그분은 나의 모든 것을 꿰뚫어보는 분이라고 여기기 때문일 것 같다. 그 빛은 너무 밝아서 그 분 앞에서 가릴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 같다. 그래서였을까, 모세는 백성들을 위해서 자신의 얼굴을 너울로 가렸다(탈출 34,33-35). 그들이 두려워하지 않고 찬찬히 하느님의 말씀을 잘 듣게 하려고 그렇게 했을 것 같다. 

 

예수님은 하느님이셨지만 우리와 같은 동네에서 사셨다. 그분의 얼굴은 모세처럼 빛나지도 않았다. 딱 한 번 그것도 세 사람에게만 당신의 빛나는 모습을 잠시 보여주셨을 뿐이다. 그 나머지 시간은 동네 한 착한 청년으로, 훌륭한 스승으로,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으로 우리와 함께 사셨다. 그분을 알아보고 두려워했던 이들은 악령들뿐이었다. 그분은 사람들과 친근하게 사셨다. 사람들이 그분을 좋아했던 것보다 그분이 사람들을 훨씬 더 좋아했다. 그러니까 사람들을 위해서 십자가의 죽음도 마다하지 않으셨겠지. 

 

하느님은 예수님 안에서 당신의 신성을 감추셨다. 사람들이 놀라 두려워해서 당신 곁으로 오지 않을까봐 그러셨을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당신 친구들에게 모두 알려주실 수 있었다(요한 15,15). 사람들이 예수님을 좋아했던 것보다 그분이 사람들을, 특히 제자들을 훨씬 더 좋아하셨다. 이제 예수님은 성체 안에서 당신의 인성마저 감추셨다. 홀랑홀랑 집어 먹을 있는 간편하고 가장 만만한 작은 빵으로 우리 안으로 들어오신다. 하느님이 이렇게까지 하신 이유는 단 하나, 우리가 하느님을 잊지 않고 좋아하고 사랑하기를 바라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든 것을 다 당신께 걸게 되기를 바라신다. 그래도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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