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대림 1주일, 12월 3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이종훈

 

(대림 1주일, 12월 3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기다림으로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합니다우리는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하며 기다립니다예수님께서 다시 오시는 날은 이 세상의 마지막이고그 날에 갖가지 유혹과 도전 그리고 박해 속에서도 굳건하게 주님의 뜻을 충실히 따르며 살았던 모든 의인들이 온 세상에 알려지며 하느님께 칭찬과 영원한 상급을 받습니다그 날이 언제일지는 오직 하느님 한 분만 알고 계시고우리는 그 날까지 하느님의 자녀그리스도인으로서 충실하게 일하며 살아갑니다.

 

주님의 날을 준비하며 기다리는 우리특히 유일한 분단국가가 있는 한반도에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오늘날 주어진 과제는 평화라고 생각합니다평화는 구원의 명백한 표지입니다그런데 유명한 소설가가 썼던 것처럼 우리 한국 사람들은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지만 속으로는 전쟁의 위협으로 정말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습니다북한사람이든 남한사람이든 전쟁을 원하는 사람은 없을 텐데당장이라도 전쟁이 날 것 같은 환경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통일이 되기를 바라지만 그것이 어렵다면 서로 위협하지 않고 평화롭게라도 살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평화는 고요하거나 아무 갈등이 없는 상태 그리고 힘의 균형을 의미하지 않습니다오히려 갈등과 여러 주장들이 뒤섞여 있지만 폭력적으로 다투지 않고다양한 부류와 계층의 사람들이 함께 살 수 있는 상태일 겁니다그렇기 위해서는 존중대화인내신뢰 그리고 희망이 필수적입니다사실 남북이 서로 마음을 열고 대화하면 오늘날 한반도의 이런 극도의 긴장도 쉽게 풀릴 수 있습니다물론 개인 간의 화해처럼 국가 사이 대화와 화해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것쯤은 다 압니다하지만 만나지 않고 대화하지 않고 서로의 입장을 제대로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평화를 이루는 길은 험하고 지난하지만 그렇다고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음을 믿습니다우리 모두아니 그리스도인만이라도 주님의 뜻대로 산다면 우리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 있고 더 나아가 통일도 가능합니다.

 

전쟁의 위기가 고조되면서 긴장이 심화되는 것은 싫지만경험상 위기가 기회가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전쟁의 위협이 지속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평화에 대한 목마름도 더욱 커져 갑니다그러는 사이 왜 이런 일이 생기게 됐는지 묻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으레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습니다일방적으로 북한 정부를 비난하던 입장에서 그들은 도대체 왜 저러는 것일까남북한을 둘러싼 강대국들은 정말로 우리들의 우방이고 또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가등등 감히 던질 수 없었던 질문들을 던지기 시작했습니다그러는 과정에서 북한의 딱한 사정과 강대국들의 검은 속내가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당신께서 하늘을 찢고 내려오신다면!(이사 63,19)” 이사야 예언서의 이 말씀은 이렇게 복잡한 관계 속에서 평화를 갈망하는 우리의 바람을 잘 대변해주는 것 같습니다과연 그 날이 내일일지 또 다른 천 년이 지난 후일지 모르지만 주님은 반드시 오십니다먼 길을 떠나며 자신의 재산과 과제를 맡기며 떠나는 주인처럼 하느님께서는 예수님을 통해서 가르치시고 우리 각자에게 권한과 할 일을 맡겨주셨습니다(마르 13,34). 그와 동시에 세상 끝 날까지 우리와 함께 계시겠노라고 약속하셨으니(마태 28,20), 그분은 뒷짐 지고 우리가 하는 일을 지켜보기만 하시지 않고 우리가 받은 그 권한으로 맡겨진 일을 잘 하도록 끝까지 도와주실 겁니다우리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이해인내용서하는 능력을 받았고그것으로 평화를 이루는 과제를 해낼 수 있습니다국가의 번영과 안위도 중요하지만그것에 못지않게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도 소중합니다아니 어쩌면 국가보다 한 사람의 생명이 더 소중하다는 마음을 가져할 것 같습니다아무리 국가 간의 이해관계 복잡해도 저 먼 나라 사람들도 도와주는데 가장 가까운 민족과 나의 가족과 친척들이 굶주리고 아픈데 못 도와줄 이유가 없습니다더 나아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국가와 민족의 경계까지 뛰어넘는 새로운 민족하느님의 백성입니다하늘나라에서는 남한 사람북한 사람민주주의공산주의 같은 분리가 있을 리 없습니다우리 중에 고통 받는 가장 작은이들 안에 계신 예수님을 섬김이 그날의 심판 기준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고 믿는다면 지금 우리의 어려운 현실은 하느님이 살아계시고 전능하신 분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는 은혜로운 시간과 장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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