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19일 선한 미련

이종훈

1219일 선한 미련

 

즈카르야의 아내 엘리사벳은 아이를 못 낳는 여자였고 둘 다 나이가 많아서 둘 사이에 자식을 갖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런데 가브리엘 천사의 말을 들어보면 즈카르야는 그래도 하느님의 축복인 자녀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했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루카 1,12).”

 

의롭고 흠 없는 두 사람이었지만 자식이 없음은 그 둘에게 괴로움을 넘어 치욕이었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루카 1,25).” 두 사람은 그 선한 미련을 버릴 수 없었다. 불가능한 일인 줄 잘 알면서도 그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아니, 버릴 수 없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7; 18,27). 그래서 누구든지 마음속으로 의심하지 않고 자기가 말하는 대로 이루어진다고 믿으면, 그대로 된다(마르 11,23).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저 나무를 뿌리 채 뽑아 바다에 심겨지게 할 수 있고(루카 17.6), 이 산을 저리로 옮겨지게 할 수도 있다(마태 17,20). 이것은 예수님, 하느님의 약속이다.

 

우리는 선한 미련을 버리지 말아야 한다. 그것을 청원으로 바꾸어야 한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그것을 꼭 이루어주실 것이라고 믿고, 아니 이미 하느님의 계획안에 포함되어 그 일이 진행 중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다 이루어지게 돼 있다고 믿어야 한다. 그러니 우리는 기쁘지 않을 수 없다. 믿지 못하니 말하지 못하고 벙어리가 되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두려운 적군은 죄가 아니다. 낙담, 체념, 절망이다. 이런 것들이 악마가 가장 좋아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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