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4일 기다림과 성장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이것을 명심하여라. 도둑이 몇 시에 올지 집주인이 알면, 자기 집을 뚫고 들어오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너희도 준비하고 있어라. 너희가 생각하지도 않은 때에 사람의 아들이 올 것이다(루카 12,39-40).” 우리들은 준비하고 기다린다.
도둑을 잡으려고 자기 집을 지키고 기다리지 않는다. 내가 기다리는 분은 나를 완전히 자유롭게 해주실 분이다. 그런데 그분이 언제 오실지 모른다. 30년전만 해도 약속시간이 되어도 그가 나타나지 않으면 서로 한 약속을 기억해내고 믿고 그냥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기다림은 약속을 기억하고 믿음이다. 하느님께 전화해서 언제 오시느냐고 여쭐 수 없다,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매일 도둑이 들어오지 못하게 집을 지키는 것이 나의 삶이라면 하루하루 불안해서 어떻게 살겠나? 차라리 죽는 게 나을 것이다. 나는 도둑을 기다리지 않는다.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이 오실 때까지 내가 해야 할 일을 늘 그렇게 한다. 제 때에 정해진 양식을 내어 준다. 새로운 무엇을 발명해내지 않는다. 하늘아래 새로울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나의 기다림은 기억이고 믿음이며 충실이다. 불안과 긴장이 아니라 기쁨과 기대 속에서 기다린다. 나의 지킴은 보존을 넘어 나의 성장이다. 그래서 나의 보수(保守)는 진보(進步)이다. 내가 준비하고 기다리는 하느님은 알파요 오메가, 시작과 마침, 창조와 구원이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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