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1월 10일(성 대 레오 교황) 돈

이종훈

11월 10일(성 대 레오 교황) 돈 


한 주에 한 번 한 끼 단식을 한다. 먹을 것이 부족해서도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아니다. 나의 죄를 보속하기 위해서도 아니다. 먹고 싶어도 먹지 못하고 억울해도 참을 수밖에 없는 이웃들과 이렇게 해서라도 반나절동안이나마 하나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나라 경제가 어렵다고 해도 수도원은 죄책감이 들 정도로 풍족하다. 교회의 일은 한다고 하지만 우리가 하는 일에 비해 훨씬 많은 보수를 받는 것 같다. 교우들은 성직자 수도자들에게 정말 너그럽다. 우리가 하느님의 사람이라고 믿고 하느님께 드리고 싶은 것들을 우리에게 준다. 그 돈은 하느님이 원하시는 일을 하는데 쓰여야하고 하느님께 드려야 한다. 거기에는 가난한 이들에게 직접 건네 줘야하는 돈이 포함되어 있다. 그것은 하느님의 몫이라서 우리는 손을 데서는 안 되는 따로 떼어낸 거룩한 돈이다.


수도원 생활이 풍족하다지만 결코 사치스럽지 않다. 그것이 청빈서원에 대한 하느님의 응답은 아닐까? 하느님께 모든 것을 맡겼으니 그분이 여기의 모든 삶을 책임지신다. 그러니 청빈은 믿음의 다른 표현방식이다. 이는 다른 교우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수도자들은 청빈을 공적으로 서약하고, 다른 교우들은 검소하게 생활할 것을 권고 받는다. 가난이나 검소함이 아니라 나눔이 그 목적이다. 자본주의는 경쟁을 부추기고 양극화의 부작용을 낳는다. 자본주의든 사회주의든 가난한 사람은 늘 있다. 재화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나누지 않기 때문이다. 또 나누고 싶어도 미래가 걱정돼서 나눔에 인색해진다. 수도자들도 노후를 준비하는데 누가 이것을 탓할 수 있겠나?


교회는 땅에서 하늘나라를, 수도자들은 하늘나라 시민들이 어떻게 사는 지 미리 보여줘야 한다. 그들은 서로 사랑한다. 사랑은 말이나 감정이 아니라 행동이고 의지이다. 사랑은 나누고 준다. 여기서 그렇게 산 사람들은 저기에서 그 나라를 쉽게 금방 찾을 것이다. 여기서는 아직 돈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지만 저기서는 그것 없이 살 것이다. 돈이 필요 없는 때가 되면 그것으로 사귄 친구들이 나를 반갑게 맞아주고 좋은 이웃이 되어줄 것이다(루카 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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