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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11월 22일(성녀 체칠리아) 세상속의 성전과 사제

이종훈

11월 22일(성녀 체칠리아) 세상속의 성전과 사제

 

누구나 자신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가 있다. 예수님께는 예루살렘이 성전이 그랬다. 열두 살 되던 해에 아버지와 함께 그곳에 갔다가 부모님이 떠나신 줄도 모르고 그곳에 남아 있을 정도로 그곳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다. 그 이후 1년에 적어도 한 번은 그곳을 순례하셨을 것이다. 그렇게 사랑했던 곳이니 그곳이 사람들의 욕망과 사제들의 탐욕으로 더렵혀지는 것을 보고 속상하고 화가 나셨다. 얼마나 화가 나셨으면 폭력까지 써가며 그곳을 제자리 제 모습으로 되돌려 놓으려고 하셨을까?

 

한 사람의 의로운 분노와 노력으로는 그것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예수님은 그것의 미래, 즉 그곳이 완전히 파괴될 것을 아시고 끝내 눈물을 흘리셨다(루카 19,41). 그분의 눈물은 아버지 하느님에 대한 지독한 사랑이고 하느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깊은 연민이었을 것이다. 당신이 아는 하느님과 세상이 아는 하느님은 너무나 달랐다. 하느님의 사랑을 알리려고 온 힘을 다 쏟았지만 그 또한 역부족이었다.

 

사람들은 자비와 용서, 화해와 평화 그리고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원하면서도 그렇게 살지 못하고 있었다. 하느님을 섬긴다는 사제들과 하느님의 계명을 철저히 지킨다는 이들은 보통 사람들의 그 바람의 희망마저 앗아가고 있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이 성전이 되셨다. 그분은 세상 어느 곳에나 계신다. 그분께로 마음을 모음을 모으는 이들은 누구에게나 성전이 되어주신다. 그 성전은 어린 당신의 마음을 모두 가져갔었고 어른이 돼서는 분노와 슬픔을 참지 못하게 했던 곳이다. 그리고 세상과 분리된 특정한 곳이 아니라 세상 어느 곳에서나 사는 사제들을 만들어 합당한 제사를 올리게 하신다. “주님께서는 그들이 우리 하느님을 위하여 한 나라를 이루고 사제들이 되게 하셨으니 그들이 땅을 다스릴 것입니다(묵시 5,10).” 그들이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이다. 우리는 각자 삶의 자리에서 하느님께 합당한 제사를 바친다. 그 제사는 영과 진리 안에서 바치는 제사이고(요한 4,24) 그 제물은 사랑과 자비를 위하여 흘리는 우리의 땀과 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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